▲ 프레이트 팜 실내 환경(출처 : Freight Farm)

미국의 보스턴이 새로운 도시 농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보스턴이 새로운 도시 농업의 천국이 되고 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보스턴의 창업 활성화 분위기와 법제화 작업에 맞물려 각종 유휴용지들이 도시 농업의 테스트베드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컨테이너 팜’(Container Farm)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프레이트 팜(Freight Farm).

공동 창업자인 조나단 프리드만(Jon Friedman)과 브래드 맥나마라(Brad Mcnamara)는 직접 깨끗한 채소를 재배해 먹고 싶어 하는 보스턴 시민들의 수요에 착안, 2011년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자금을 모았다.

프레이트 팜은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컨테이너 팜 구동에 필요한 전기를 모으고 작물을 키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주차장, 고속도로 인근의 다리 밑, 공터 등을 활용해 설치했다.

▲ Farmhand 구동 이미지(출처 : Freight Farm)

프레이트팜을 구동시키는 주요 시스템은 LGM(Leafy Green System)으로 불리는 실내 농장 장비와 팜핸드(Farmhand)로 불리는 통제용 앱이다. 같은 규모의 농장보다 80배 이상 작물을 생산할 수 있고, 병충해나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아 효과적인 시스템으로도 불린다.

이쯤 되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마션’(Martian)에 등장하는 화성 내 농장이 꿈이 아니다. 주인공 와트니 박사(맷 데이먼 분)는 화성에서 NASA 아레스 탐사대 일원으로 추적 조사를 하던 중 폭풍을 만나 일행과 떨어져 혼자 살아가게 된다.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와트니가 선택한 것은 우주선 내 환경을 가급적 지구와 같이 갖추고 조명을 통해 감자를 재배하는 것. 와트니가 몇 시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도 화성 내 농장 덕분이었다.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유의 습도, 온도, 토양에서 작물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프레이트팜의 구상도 이와 비슷하다.

보스턴이 위치한 매사추세츠 주에는 프레이트 팜을 비롯해 여러 컨테이터 팜에서 재배된 작물을 판매할 수 있는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 농가 직판 시장)이 139개나 된다.

주택의 옥상이나 건물 1층, 각종 공터를 활용해 컨테이너 팜을 활용할 수 있게끔 허용한 보스턴 시 조례 89호도 도시 농업 활성화의 주된 요인이다.

▲ 영화 '마션'의 우주선 내 농장.

전직 보스턴 시장이었던 토마스 메니노(Thomas Menino)는 각종 유휴용지를 활용해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 저소득층 주민들까지 유기농 채소를 구매할 수 있는 농작물 재배처로 확대할 것을 구상했다.각종 컨테이너 팜에서 재배된 케일, 블루베리 등은 일반 농산물보다 10-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푸드 스탬프(Food Stamp)로 살아가는 보스턴의 저소득층들도 충분히 이용 가능한 수준이다.

미국에서 농업과 ICT 분야 융복합 사례를 연구하고 있는 강범수 KAIST NClab 연구원은 “프레이트 팜과 같은 사례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농산물의 생산 과정에 사용자들이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잘 건드려 준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해석했다. 또 “한국과 같이 갖추어진 환경에서 스마트 농업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의 토지와 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강 연구원은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