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은 실력에 대한 방증이었다. 전세계 시장에서 800만대 가까이 팔린 BMW 5시리즈는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링카로 통했다. 지난해 경쟁사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신형 E-클래스를 내놓으며 잠시 주춤했지만, 5시리즈도 곧이어 완전변경 모델이 나왔다.
지난 2월 말 출시 이후 본격적인 신차 효과가 기대되는 시점. 5시리즈는 ‘대박이냐 아니냐’의 기로에 섰다.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단순히 ‘5 시리즈’라는 이름 만으로는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상황이다. BMW는 다른 카드를 준비했다.
반자율주행 기능, 스마트 이미지를 입다
신형 5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제츠 컨트롤, 반자율주행 기술 등이 적용돼 똑똑해졌다는 점이다. 날씨에 대한 안내 메시지를 지원하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이 정교하게 진화했다. BMW코리아는 전 모델에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적용하는 마케팅도 병행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승부수다.
BMW 측은 이 차가 위험 상황에서 실제 스티어링 휠 움직임, 제동·가속 등에 개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단순히 경고만 하는 것에서 주 임무가 바뀐 것이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전방 차량과의 거리에 따라 충돌이 예상될 경우 자동으로 조향·가속·제동을 돕게 설정됐다. 사각지대 경고시스템 또한 후방의 차량 존재를 단순히 알리는 것을 넘어 스티어링 휠을 움직여주도록 했다. 차선 이탈 또는 측면 충돌이 예상될 경우 스티어링 휠이 자동으로 진행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돕는다.
차량과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커넥티드 기능도 강화됐다. 5 시리즈에는 ‘BMW 디스플레이키’가 기본 제공돼 차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한 무선 충전 패드도 갖춰 운행중에도 충전할 수 있게 했다.
외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전장이 4936mm, 전폭 1868mm, 전고 1479mm로 이전 세대 모델 대비 각각 29mm, 8mm, 15mm 커졌다. 대신 경량화를 통해 무게를 최대 115kg 줄였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 양쪽에 자리잡은 원형 헤드라이트 등이 눈길을 끈다. 오버행을 짧게 가져가면서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측면 라인을 표현해 역동적인 인상을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는 가솔린 1종, 디젤 2종 등 총 3가지 엔진 라인업이 소개된다.
BMW 528i를 대체하는 뉴 530i의 신형 2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은 252마력과 3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 시간은 6.2초(x드라이브 6.0초), 최고 속도는 250km/h다.
뉴 520d에 장착되는 4기통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한다. 100km/h까지 가속에 7.5초(x드라이브 7.6초)가 소요된다.
직렬 6기통 엔진을 품은 뉴 530d는 265마력에 63.2kg·m의 최대토크를 보여준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5.7초만에 가속할 수 있다. 이 모델은 아직 출시 전으로, 연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BMW코리아는 5시리즈 전 모델에 주행 중 버튼 하나로 BMW 콜센터와 연결해 원하는 장소의 주소를 내비게이션으로 전송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3년간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 매력’을 입은 신형 5시리즈가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에서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격은 520d가 6630만~7120만원, 530i가 6990만~7480만원, 530d가 87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