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6월 추가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은 부동산을 살지, 말지 혼란스럽다.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 등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지난 대통령 선거이후 상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서민위주로 재편, 대출 규제는 당연히 강화될 전망이어서 새 정책이 집행되기전에 주택마련을 서두르려는 수요가 몰려 최근 과열양상이 재연되고 있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 재편과 가계대출의 총량규제, 그리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후엔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급변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게 지배적이다.   

미국 추가 기준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악영향 시나리오는 이렇다.

미국 연준이 올해 2~3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금리도 동반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1400조에 이르는 가계 대출이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은 단숨에 눈덩이 처럼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과중한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입한, 특히 최근 3~5년새 대출규제 이전에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구입한 수요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확 달라질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한 부실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가상승보다는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는 수도권 외곽의 경우는 매물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기존 주택시장의 불안요소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한다고 해서 곧바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금리 외에도 다양한 변수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7월(2.66%)부터 올해 3월 (3.21%)현재까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도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를 멈출줄 모르고 오름폭을 더 키우고 있다. 

부동산 전문 포털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30%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0월7일(0.32%) 이후 7개월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주 상승률(0.24%)보다 0.06%P 오름폭이 확대된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개발 호재와 함께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0㎡ 호가는 12억7000만원으로 지난 2월 10억75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 88㎡도 9억9700만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서울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4월21일 기준 1937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은행권의 담보대출 금리가 슬금슬금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보다는 주택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부동산 규제가 서민 중심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정책 시행전에 주택마련을 하고 가자는 일시적 수요도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 총부채상환비율(DTI) 수도권 60%로 완화된 현행 부동산 대출규제(2017년 7월 일몰)가 유지되는 만큼 실수요자의 막바지 주택구매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그는 "국내 경기가 개선되고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동결돼 있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오를 공산이 크다"며 "하반기부터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본격화된다. 정책 방향에 따라 (부동산 시장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등 규제가 강화될 경우 (금융소비자의 부동산) 구매력은 떨어질 것"이라며 정책 전환기인 올해 하반기를 피해 오는 2018 하반기 경에 부동산 시장에 나서길 권했다.

지나친 우려라는 시각도 많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곧바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고 물가상승 등으로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들도 많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와 국내 주택가격과는 상관관계를 추적해보면 사실상 특별한 연관관계를 발견하기 힘들다. 지난 2002년 미국 시장금리가 하락했지만 국내 주택 가격은 급등했다. 2004~2006년에는 미국 시장금리와 국내 주택 가격 모두 상승했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이 한국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는 셈이다.

오히려 국내 실세금리와 주택가격 상승률 추이는 정비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가격도 동반상승하는 모습이다. 시장금리 상승에는 경기·물가 개선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 경기가 좋고 물가 상상승률이 높은 만큼 주택 같은 실물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

▲ 출처=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고 해도 기존 부동산 재테크 전략을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디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플레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가 오르는 만큼 개선되는 물가와 경기가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시중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이중적인 영향을 준다"며 "부동산 신규 매수자의 수요를 꺾는 동시에 정책금리 인상 원인인 수출호조에 따른 경기회복은 가계 주택구입 여력을 높여준다"고 했다. 이어 "두 요인은 상호작용으로 한국 부동산 가격을 금리 변화라는 한 가지 변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