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박스오피스는 다른 때에 비해 장기간 톱의 자리를 유지하는 흥행작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특이점이었다. 연휴 및 어린이날 주간에 개봉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도 소위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마블 영화 치고는 다소 흥행이 저조했다. 그러한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들이 열연한 코믹 영화 <보안관>, 가족 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 그리고 미국판 <곡성>이라 불리며 화제가 된 <겟 아웃>등이 치고 나오면서, 치열한 상위권 경쟁이 이어졌다. 이에, 6월 흥행을 기대하는 <캐리비안의 해적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원더우먼> 등이 5월 말 개봉으로 기대를 모으기 시작했다.

6월의 개봉 일정을 보면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다수 눈에 띈다. 과연 어떤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선보일 준비가 돼있을까. 6월 개봉을 앞둔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대립군> “나라를 버린 왕, 그리고 나라를 지키는 백성들”

제작: 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 리얼라이즈픽쳐스, 베르디미디어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개봉: 5월 31일

한국 사극 드라마 및 영화의 ‘단골 소재’인 선조, 그리고 그 아들 세자 광해군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다. 영화 제목인 대립군(代立軍)은 돈을 받고 군역(軍役)을 대신하는 이들을 의미하는 조선시대에 실재했던 이들이다. 전쟁에서 나라를 버리고 도망간 왕(선조)과 굶주림에 지쳐 생업으로 목숨을 건 전쟁에 참여한 백성들(대립군)의 대조적인 모습은 무능한 지도자로 인해 고통 받는 백성들의 눈물겨운 아픔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홀로 남겨진 세자 광해(여진구)은 대립군 무리를 이끄는 수장 토우(이정재)와 만나 왜군들에게 유린당하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통으로 뛰어든다. 아역배우의 흔적을 완전히 벗고 절정에 이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여진구와 사극에서 절대적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이정재의 연기 호흡이 관전 포인트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원더우먼> “DC 팬들은 더 이상 실망을 원하지 않는다”
제작/배급: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개봉: 5월 31일

DC의 팬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마블 <어벤져스> 못지않은 스케일과 드라마틱 스토리를 자랑하는 <저스티스 리그> 세계관의 시작은 <배트맨 vs 슈퍼맨>으로 사실상 망가졌다. DC의 확장 세계관을 돕는 작품 격이었던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남긴 것은 할리 퀸(마고 로비) 뿐이었다. (이 때문에 벤 에플렉은 역사상 최악의 배트맨 이라는 악평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행히도, 일부 공개된 <원더우먼> 예고 영상에 대한 반응은 아직까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과연 원더우먼은 그간의 ‘폭망’을 극복하고 <저스티스 리그>를 ‘하드캐리’하는 작품이 될 수 있을까. 갤 가돗(원더우먼)의 액션연기 만큼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미이라> “다크 유니버스의 시작”
제작/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인터내셔널 코리아
개봉: 6월 6일

1999년에서 2008년까지 3편의 시리즈물로 제작된 영화 <미이라>는 CG를 앞세운 코믹 액션물에 가까웠다. 이후 약 20년만인 올해 리부트된 <미이라>는 전작과 사뭇 다른 ‘진지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무려 주연도 액션 연기의 상징과 같은 ‘톰 크루즈’다. 이번에 개봉하는 <미이라>의 의미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고전 몬스터 영화들의 통합세계관인 ‘다크 유니버스’의 첫 포문을 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마블로 비유하자면 <아이언맨1>이라 보면 된다. 다크 유니버스는 미이라, 프랑켄슈타인 등 몬스터 영화들이 리부트되면서 이들이 같은 세계관으로 연결돼있다는 시나리오다. 이후로 세계관을 이어갈 영화는 <프란켄슈타인의 신부(예정)>으로 알려져있으며, 다크 유니버스에는 톰크루즈와 더불어, 조니 뎁, 러셀 크로우가 주연배우로 참여한다고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관의 시작으로 다음 작품에게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제시할 수 있는 시나리오 구성이 관전포인트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악녀> "다시 돌아온 팜므파탈 김옥빈" 
제작/배급: (주)앞에있다/NEW
개봉: 6월 8일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서 팜므파탈 매력을 발산해 화제가 됐던 배우 김옥빈이 이번에도 아주 ‘쎈’ 캐릭터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살인기계로 길러진 킬러 숙희(김옥빈)은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국가 비밀조직을 위해 일할 기회를 얻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비밀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김옥빈 특유의 다크한 매력과 액션 연기, 그리고 이를 상대하는 연기파 배우 신하균, 김서형 등의 연기 대결도 눈여겨 볼 만하다.

 

▲ 출처= 네이버 영화

<하루> “타임루프의 쳇바퀴에서 만난 두 남자”
제작/배급: (주)라인필름/CGV 아트하우스
개봉: 6월 15일

일정한 시간이 계속 반복되는 ‘타임루프’ 물에 ‘명민본좌’ 김명민과 드라마 <미생>으로 떠오른 배우 변요한이 한 씬에서 만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반복되는 시간의 수레바퀴 속에서 두 주인공은 각각 딸과 아내를 사고로 잃는 장면을 계속 마주하게 된다. 어떻게 노력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여기에는 제 3의 인물이 관여돼있음을 알아챈 두 주인공은 시간 반복의 비밀을 풀고 딸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일단 연기만큼은 믿고 봐도 될 것 같다, 이제는 다소 진부해져 버린 타임루프 콘셉트가 배우들의 진가를 제대로 담아내는 시나리오의 개연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옵대장의 마지막 혈투”
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6월 21일

외계인 변신로봇들이 나타나 싸우고, 착한 편 로봇들이 지구인들과 우정을 나누고, 악을 무찌른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 시나리오로 2007년부터 10년간 4편의 영화로 만들어진 <트랜스포머>가 드디어 스토리의 종지부를 찍는다. 예고편으로 공개된 내용에는 급기야 그간 착한 역을 맡나온 ‘오토봇’이 인간들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결국에는 화해하고 힘을 합쳐 악을 무찌르겠지만) 과연 우리의 ‘옵대장’ 옵티머스 프라임은 이번에도 지구와 우주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을까. ‘최후의 기사’라는 부제가 가져다주는 느낌은 뭔가...옵티머스 프라임의 최후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자세한 건 영화관에서 확인하는 걸로!

 

▲ 출처= 네이버 영화

<옥자> “글로벌 관객들을 향한 봉준호 감독의 2번째 블랙코미디”
제작: 넷플릭스, 플랜B, 루이스 픽처스,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 배급: NEW
개봉: 6월 29일

<설국열차>로 이제는 글로벌 규모의 스케일을 지향하게 된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글로벌 콘텐츠업체 ‘넷플릭스’ 제작이라는 후광과 더불어 헐리웃 정상급 배우 틸다스윈튼, 제이크 질렌할이 등장하는 한국이 배경인 영화라고 하니 스케일이 남다를 듯하다. 여기에 봉준호 감독 특유의 다소 어두운 코미디와 인간 욕심에 대한 조소(嘲笑)가 가득 담긴 시나리오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도 주목할 만 하다. 칸 영화제에서 한 프랑스 영화단체가 상영 중단을 요구해 논란이 됐던 뉴스는 <옥자>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리얼> “주인공이 김수현이다”
제작/배급: 코브픽처스/CJ엔터테인먼트
개봉: 6월

김수현이 누아르물에 등장한다면 대체 ‘얼마나 멋있게 나올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영화 <리얼>이 관객들을 찾는다. 물론 그간 김수현이 보여준 연기의 폭은 코믹에서부터 멜로까지 다양했지만, 누아르의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영화의 배경이 아시아 최대규모의 카지노라는 것에서 뭔가 <도둑들>의 향기가 풍겨지는 듯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분위기는 완전 다르다. 여기에 이성민, 성동일, 조우진 등 선굵은 배우들의 라인업과 아이돌 그룹에서 연기자로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한 배우 최진리의 포지션도 주목할 만 하다. 다만, 무적에다 잘생긴 김수현이 다 이기고 악의무리도 처단하고, 예쁜 여자도 차지하는 만화적 스토리로 빠진다면 우리나라의 깐깐한 영화 관객들은 설사 김수현이라고 할 지라도 박스오피스에서 외면할 것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박열> “일본에게 제대로 ‘엿’먹였던 한 사내의 전설 같은 실화”
제작/배급: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메가박스(주)플러스엠
개봉: 6월 28일(예정)

일제 강점기, 일본 정부를 뒤흔들었던 실존인물 ‘박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왕의남자>, <동주> 등의 작품으로 역사를 드라마로 해석하는 독보적 감각을 보여준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공 박열 역할은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시그널> 등을 통해 인상적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제훈이 맡았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포스터와 영상을 통해 비쳐지는 이제훈의 소위 ‘돌아이’ 연기는 그간 그가 보여줬던 연기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처럼 보인다. 제국주의 논리 아래 우리 민족을 짓밟았던 일본에게 ‘빅엿’을 선사하며, 죽는 그 순간까지 일본을 괴롭혔던 박열의 전설 같은 실화들은 관객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