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小滿)을 즈음해 기온 30도에 이르는 이른 더위에 사람들은 여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남성 패션에서 여름은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아이템과 컨셉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계절이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 상황에서 반바지는 불가하고, 반팔 셔츠는 클래식한 스타일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실용을 기준으로 공무원도 ‘쿨비즈(반팔, 반바지, 샌들 등 업무 자율복장)’를 실행하는 등의 변화는 있다. 그러나 실용적이라는 기준이 세대별로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러한 변화가 익숙하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린넨 원단을 소재로 한 오피스 스타일링 아이템은 꽤 반가운 존재다.

린넨(linen)은 주로 ‘마(麻)’라고 품질표시란에 기재한다. 그러나 마는 종류에 따라 아마는 린넨, 저마는 라미와 모시, 대마는 삼베로 구분할 수 있다. 식물 ‘아마’로 만드는 린넨은 여름 의복, 침구, 생활용품 등에 사용한다. 아마는 기원전 3천년 경에 이집트에서도 재배했고 미라를 모두 마직물로 감싼 것을 볼 때, 린넨은 인류와 꽤 오래 함께한 소재다. 또한 통기, 흡습, 발산, 열전도의 성질이 가장 뛰어난데다 질감이 부드러움에서 거칠기까지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린넨의 원단 특성 때문에 스타일링 상담에서 취준생과 직장인에게 린넨 자켓, 린넨 셔츠 등을 자주 추천한다. 

산업혁명 이후 면방공업의 확산에 밀려 생산조차 줄었던 린넨이지만, 섬유의 특징과 고급스러움에 의해 극히 한정적으로 유럽 상류 사회에 고가로 공급되며 꾸준히 발전했다. 또한 란제리의 프랑스어 ‘linge(란쥬)’가 린넨을 어원으로 하는 것을 보면 린넨의 쾌적함과 위생 등 실용성을 짐작할 수 있다. 린넨처럼 취준생은 자신의 역량과 특장점을 꾸준히 개발해서 반등하고 직장인은 쾌적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길 바라며 린넨으로 즐기는 여름 코디를 준비했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린넨스타일링1 / 출처=맵씨(MAPSSI), 카라 배색 스트레치 셔츠 2만원 대 Codigallery, 워시드린넨 클래식 자켓 15만원 대 Jbans, 서스펜더 5만원 대 Wildbricks

여름에 클래식한 콘셉트를 연출하고 싶지만 더워서 망설인다면 린넨 자켓이 정답이다. 가는 아마사로 직조된 원단의 부드러움이 고급스럽고 격식을 갖춘 느낌을 살려준다. 린넨 특유의 자연색을 활용하면 화려하지 않은데도 격식을 차릴 수 있다. 고급 천연 섬유에서 오는 전통적인 감성이 작용하는 것. 서스펜더로 20세기 초반 신사풍의 개성을 살리기를 추천한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린넨스타일링 2 / 출처=맵씨(MAPSSI), 메탈밴드시계 22만원 대 MARC JACOBS, 린넨 TR팬츠 4만원 대 Codigallery, 린넨스판셔츠 4만원 대 STCO

자켓을 입지 않고 셔츠만 입는다면 긴팔셔츠를 소매를 걷어 붙여 입으라고 제안한다. 사실 자켓도 소매의 여밈 단추를 풀러 걷어 붙여서 입기를 제안하고 싶지만 덥고 습한 우리나라 여름에 맞지 않다. 유럽의 정장 여름 스타일링에서 자켓 연출이 가능한 이유는 건조한 기후에 있다. 중동의 사막에서 긴 로브를 입고 더위를 이겨내는게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활동성을 고려하면 폴리나 스판덱스 등 합성 섬유 혼방 원단을 찾아보길 권한다. 무엇보다 여름의 스타일링은 실용성을 놓쳐서는 안된다. 멋지게 입어도 불쾌지수가 오르고 땀으로 젖는 상황은 맵시가 나지 않는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린넨스타일링 3 / 출처=맵씨(MAPSSI), D12POUCHBAG2-CACAO6만원 대 Elunani, 브라운 사피아노 패턴 소가죽 벨트 1만원 대 Codigallery, 화이트 퓨어 소프트 린넨 셔츠 2만원 대 Codigallery, 쿨린넨 팬츠 4만원 대 Codigallery

여름 스타일링에서 색상 활용도 중요하다. 선명한 색상을 활용해서 힘있고 강인하게 더위를 견딜 수도 있고 채도를 낮춰 부드러운 느낌으로 연출해 햇볕을 여유롭게 맞이하는 방법도 있다. 갈색 가죽은 자연색을 활용해 편안하면서도 풍요로워 보이는데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그레이와 화이트를 활용한다면 품격을 살리고 걷어올린 소매 아래 메탈 소재 시계로 포인트를 줄 수 있겠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린넨스타일링 4 / 출처=맵씨(MAPSSI), 크로노그래프 블랙 메탈밴드시계 25만원 대 ALBA, 라벤더블루 소가죽 수제 로퍼 23만원 대 Mutegarment, 린넨 스판셔츠 블루 4만원 대 STCO

린넨 아이템의 연출에서 주의할 점은 ‘주름’과 ‘사후관리’이다. 린넨은 면만큼 내구성이 좋고 관리가 편하다. 하지만 소재 특성상 주름이 쉽게 생긴다. 주름으로 내추럴하게 표현할 수도 있지만 관리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셔츠 허리춤에 생긴 주름을 그대로 둔 채 내어 입는 것, 목 칼라와 바짓단에 생긴 주름은 항상 주의하자. 참고로 린넨 원단과 광택이 강한 아이템은 어울리지 않는다. 신발, 허리띠를 고를 때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