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항암제는 폐암, 유방암 등 특정 암에 대한 적응증 획득으로 승인이 이뤄졌다. 그런데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이같은 행보를 뒤엎었다. 바이오마커를 근거로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승인한 것. 

이에 업계는 다른 면역항암제들에서도 바이오마커 관련 적응증 추가 사례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바이오마커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DNA, RNA(리복핵산),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유전자 바이오마커로 질병과 치료 반응을 예측한다.

FDA는 23일(현지시간) 대장암 환자 중 돌연변이로 인한 부담(mutation burden)이 높을 것이라 예측되는 바이오마커 ‘dMMR(mismatch repair-deficient)’ 또는 ‘MSI-H(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를 보이는 성인 및 소아 전이암 환자들 가운데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이들에게 '키트루다' 사용을 허가했다.

단 이번 적응증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중증 암환자들에게 임상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가속승인된 경우여서 최종허가를 받으려면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dMMR’이나 ‘MSI-H’를 가진 암은 세포내 DNA복구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유전자변이 수가 눈에 띄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MSI-H’는 대장암, 자궁내막암, 위장관계 암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며, 유방암, 전립선암, 방광암, 갑상선암 및 기타 암 등에서는 낮은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에서 MSI-H 또는 dMMR을 동반하는 비율은 대략 5%로 추정된다.

이같은 바이오마커를 지닌 5개 암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전체 149명 가운데 키트루다 투여그룹의 39.6%는 종양 반응을 보였고, 이 중 76%는 6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키트루다는 체내의 면역세포와 일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PD-1과 PD-L1 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