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항암제는 폐암, 유방암 등 특정 암에 대한 적응증 획득으로 승인이 이뤄졌다. 그런데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이같은 행보를 뒤엎었다. 바이오마커를 근거로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승인한 것.
이에 업계는 다른 면역항암제들에서도 바이오마커 관련 적응증 추가 사례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DNA, RNA(리복핵산),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유전자 바이오마커로 질병과 치료 반응을 예측한다.
FDA는 23일(현지시간) 대장암 환자 중 돌연변이로 인한 부담(mutation burden)이 높을 것이라 예측되는 바이오마커 ‘dMMR(mismatch repair-deficient)’ 또는 ‘MSI-H(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를 보이는 성인 및 소아 전이암 환자들 가운데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이들에게 '키트루다' 사용을 허가했다.
단 이번 적응증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중증 암환자들에게 임상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가속승인된 경우여서 최종허가를 받으려면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dMMR’이나 ‘MSI-H’를 가진 암은 세포내 DNA복구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유전자변이 수가 눈에 띄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MSI-H’는 대장암, 자궁내막암, 위장관계 암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며, 유방암, 전립선암, 방광암, 갑상선암 및 기타 암 등에서는 낮은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에서 MSI-H 또는 dMMR을 동반하는 비율은 대략 5%로 추정된다.
이같은 바이오마커를 지닌 5개 암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전체 149명 가운데 키트루다 투여그룹의 39.6%는 종양 반응을 보였고, 이 중 76%는 6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키트루다는 체내의 면역세포와 일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PD-1과 PD-L1 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