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대가 펼쳐지며 우리에게는 세컨드라이프가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 비즈니스가 발생하는 곳은 여전히 오프라인이 핵심이라는 대목이다. 당장 O2O의 방향성만 봐도 온라인 사업자가 플랫폼 역할을 자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의 강력한 경쟁력을 오프라인에 적절하게 뿌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윤을 확보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당연히 '알짜배기'는 오프라인에 있을 수 밖에 없다.

▲ 네이버 한성숙 대표. 출처=네이버

오프라인 거점을 잡아라
최근 ICT 기업 중 플랫폼, 즉 연결의 흐름을 확보해 비전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온라인 세계에 속한 상태에서 과감하게 오프라인의 영역으로 침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것 이상의 비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이버다. 다양한 오프라인 교집합 프로젝트를 글로벌과 기술기반 플랫폼, 나아가 인공지능의 사용자 경험 방식으로 풀어내는 상황에서 파트너스퀘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 24일 네이버는 서울에 이어 부산에 파트너스퀘어를 오픈했다. 지방의 파트너스퀘어는 교육(Learn)에 집중한 서울과 달리, ‘Learn(스몰비즈니스와창작자 모두가 배우고)-Create(사업시작 &콘텐츠생산)-Connect(수익창출로 연결)’를 운영 프레임으로 삼아 ‘실행’과 ‘네트워킹’을 통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대행사 육성 ▲ 강사를 포함한지역 인력 육성 및 채용 ▲지역 특화 업종 성장 ▲창작자지원에 집중한다.

한성숙 대표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소개하며 파트너스퀘어 부산의 가치를 강조했다. 디-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개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인터넷 기술을 통해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들의 개성을 보존하고자 하는 네이버의 노력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네이버는 인터넷 기술을 통해 자사의 플랫폼을 강화하고 공익적인 목적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또 한성숙 대표는 “인터넷 플랫폼이 개성을 담는 그릇이라면,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그릇은더욱 커지게 된다. 이는 더 많은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의 개성이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로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지방의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들이 가진 각양각색의 개성은 네이버에게 점점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파트너스퀘어 부산. 출처=네이버

사실 파트너스퀘어처럼 네이버의 스몰 비즈니스, 이른바 플랫폼 생태계 강화를 극적으로 설명하는 화두도 드물다. 실질적인 오프라인 공간에 일종의 생태계 객체를 위한 거점을 마련해 나름의 방법론을 짜는 것 자체가 플랫폼 강화 로드맵과 100%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일단 "네이버는 파트너스퀘어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무엇을 얻을까?"라는 질문의 답이다. 다양한 정답이 있겠지만 눈길을 끄는 곳은 자사 생태계 강화, 즉 온라인 경쟁력 강화도 분명 답이 된다는 점이다. 스몰 비즈니스를 추구하며 생태계의 객체를 모아야 하는 네이버 입장에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이들을 효과적으로 수렴한다. 이후 모아진 경쟁력을 다시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혹자는 이를 두고 O4O 모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타트업 다방이 보여주는 방식도 비슷하다.

부동산 O2O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고 있는 스테이션3가 지난 8일 부동산 맞춤 상담센터인 다방 케어센터를 개소한 가운데, 23일 별도의 오픈행사를 열어 그 배경을 설명해 눈길을 끈다.

일단 케어센터는 방을 찾는 고민과 어려움을 플랫폼 사업자가 함께 해결한다는 의미에서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고객 최초 경험 관리’를 통해 다방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며, 다방은 그동안 온라인 밖에서 발생했던 매물 신뢰도 및 중개서비스 품질 관련 문제점들도 오프라인에서 직접 관리함으로써 사용자와 공인중개사 간의 효율적인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 간단한 집수리를 지원할 수 있는 도구를 지원하는 한편, 주변 관광명소를 연계하는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으로는 청소 서비스 런칭도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온라인에만 있던 다방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단순 매물 정보 플랫폼이 아닌 실 사용자의 입장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전략으로 다방 서비스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해당 지역 회원 공인중개사와 긴밀히 협력해 건강한 부동산 시장을 조성하는 데에 앞장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방의 방식도 네이버의 로드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록 허위매물 근절이라는 포인트에 더욱 집중, 방어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를 부동산 사용자 경험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고려하면 비슷한 교집합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시작의 핵심을 확보하고, 다시 이를 온라인 경쟁력에 강화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다방은 이번 케어센터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중심 사업의 핵심은 그대로 유지하는 상태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이뤄지는 오프라인의 사용자 경험을 고도화시킨다. 그리고 이를 다시 온라인으로 넘기는 한편, 그 과정에서 별도의 사용자 경험을 쌓아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다방케어센터. 출처=다방

기본적인 방법론은 언제나 있었다
O2O가 핵심으로 떠오르며 오프라인을 지향하는 방식은 별로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게 되었다. 도리어 역공의 빌미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시작한 사업자가 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역으로 시장을 공략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는 온라인에 뿌리를 둔 사업자가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항상 겪는 내밀한 리스크였다.

이런 지점에서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새로운 존재감을 부각시켜 다시 온라인으로 수렴하는 지점은 O4O라는 별도의 개념이 아니라, 기존 O2O의 하위개념으로 봐야 한다. 애초에 O2O는 단어의 뜻을 차치한다고 해도 한 방향으로의 권력이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쿠팡이 물류창고에 매진하며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추구하는 장면도, 야쿠르트 여사들이 이동하는 오프라인 거점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비슷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오프라인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유통업계의 강자도 비슷한 스탠스를 가져갈 수 있다. 이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ICT 역량의 강점을 적절하게 체화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거점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오프라인 거점은 흘러간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와 플랫폼 및 생태계 서비스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규모의 경제다. 오프라인 거점 자체가 실질적인 비용이 크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회사가 쓰러질 수도, 경쟁자의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부분은 협력으로 충분히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이 중론이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쏘카와 편의점이 협력이 대표적이다. 이제 오프라인을 잡아야, 다시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업의 본질을 묻는 기존 강자들의 반격에 온라인 사업자들이 기본적인 O2O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