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가젯(Gadget)에 얽힌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일상가젯 9화.

허약 체질 소리 종종 듣는다. 몸이 자주 아파서 그런 듯하다. 괜히 어지럽고 속이 뒤집어지고 몸이 뻐근해진다. 증상은 여러 가지인데 주변 사람들이 지목하는 원인은 하나다. “운동을 안 해서 그래! 운동 부족이야.”

한번은 그런 얘길 듣고 결심했다.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로 기억한다. 모란역 근처 헬스클럽에 다녔다. 다짐했다. 본격적으로 운동해 체질을, 그놈의 허약 체질을 바꿔놓겠다고. 정말 매일매일을 나갔다. 처음엔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아프기도 했다. 결과는? 기초체력이 아주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20년 넘는 세월은 역시 몇개월보다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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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이미지투데이

운동은 싫은데 스포츠는 좋아!

일을 시작하고선 아예 운동을 고려하지 않는다. 할 엄두가 안 난다고 해야 하나. 남들은 퇴근 후 헬스클럽에 잘만 가던데. 솔직히 의지가 없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안 그래도 일하고 와서 힘든데 왜 내가 사서 고생을 해야 하는 거지?’ 이런 생각.

덕분인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매년 건강검진에서 운동 부족을 지적받는다. ‘일주일에 30분 이상 운동한 횟수’를 묻는데 그런 거 없다. 벼락치기 운동으로 감춰놨던 허약 체질이 다시 기어나오고 있다. 살도 조금씩 붙는다. 직장인 체형이 되려나보다. 그렇게 아저씨가 된다.

운동이고 뭐고 손 하나 까딱하기 싫어하는 타입으로 오해할지 모르겠다. 사실 스포츠를 좋아한다. 보는 거랑 하는 거 둘 다! 중고등학교 시절 체육시간만 기다리는 흔한 학생이었다. 점심시간이든 방과 후든 시간만 나면 공을 차고 던졌다. 대학교 가서도 기회만 있으면 그랬다.

농구나 축구를 즐겼다. 농구할 땐 키가 조금 큰 편이라 센터를 맡았다. 축구 포지션은 골키퍼다. 축구 잘 못하는 사람을 골키퍼 시키곤 하지 않냐고? 난 그 포지션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자부심을 느꼈다. 운동장 흙바닥에서 뒹굴다가 상처도 잔뜩 나고 안경도 깨먹었다.

그래도 기초체력은 부족했다. 허약 체질 어디 안 간다. 쉽게 지쳤다. ‘체력이 조금만 좋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하며 DNA를 탓했다. 부모님들은 서로 자기는 운동신경 좋다며 책임 회피하기 바빴다. 운동신경 말고 체력이요.

 

커넥팅로프의 줄을 넘다

운동 안 하다가 건강 나빠져서 나중에 큰일 나는 건 아닐까. 이른 나이, 조기에 배불뚝이 직장인이 돼버리는 건 아닐지. 실제로 직장생활하며 체중이 5kg 이상 늘었다. 이런저런 걱정을 하다가 결국 솔루션은 하나란 걸 깨달았다. ‘운동을 해야 해.’

요즘에 일상을 바꿀 때 쓰는 방법이 있다. 새로운 가젯으로부터 계기를 찾는다. 관련 장비부터 갖춘다는 얘기다. 그래야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니까. 운동기구나 운동화라도 사야 돈쓴 거 아까워서라도 몸부림치지 않겠나.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 출처=착한텔레콤

커넥팅로프라는 제품이 있다. 3만원 돈 하는 스마트 줄넘기다. 딱 보고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다. 의무감에 하는 재미라곤 지지리도 없는 운동이 아니라 게임이나 스포츠를 하는 맛으로 줄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생각은 현실이 됐다.

커넥팅로프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데이터를 쏴준다. 기록되는 데이터가 다양하다. 운동시간, 줄 넘은 횟수, 줄 평균 회전속도, 지방연소량, 칼로리 소모량 등등. 제품 자체에 달린 LCD 디스플레이로도 데이터 확인이 가능하다. 최대 14일간 기록을 저장해준다.

 

줄넘기, 그 근사한 스포츠

데이터는 데이터일 뿐이다. ‘데이터가 나오니 운동이 절로 되더라’ 같은 소릴 하려는 게 아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그게 없다면 데이터는 의미없는 숫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커넥팅로프와 함께하니 줄넘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기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제의 나, 컨디션 최고였을 때 나, 방금의 나와 끊임없이 대결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기록 개선이나 승리를 위해 승부욕을 불태우는 스포츠스타라도 된 것처럼.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가젯이 태도를 바꿔준 거다. 줄넘기처럼 단순한 반복 운동이 근사한 스포츠 종목으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맨날 ‘자신과의 싸움’에만 매몰될 순 없지 않겠나. 간혹 다른 사람과 가벼운 줄넘기 대결을 할 때도 커넥팅로프가 유용하다. 누가 더 줄을 잘 넘었는지 숫자로 확실하게 보여주니까. 이정도면 '해야만 하는' 운동이 아니라 놀이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란 개념이 생각난다. 게임 아닌 걸 게임처럼 여겨지게 하는 걸 의미한다. ‘노잼’인 걸 게임처럼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걸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커넥팅로프는 게이미피케이션 가젯 아닐까 싶다. 의무감에 하는 반복 운동을 흥미진진한 스포츠로 변신시켜주니까. 아직 확신할 순 없지만 만년 허약체질인 내게 이 줄넘기가 은인이 돼줄지도 모르겠다. 제발 그래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