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두 번째 대결이 펼쳐졌다. 

23일 지난해 이세돌 9단을 꺾은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커제 9단'과 맞붙었다.

구글 딥마인드와 중국바둑협회 주관인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3번기로 진행된다. 23일을 시작으로 25일,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오후 10시 30분부터 치러진다.

커제 9단은 초반부터 '실리 바둑'으로 알파고를 밀어붙이고 있다. 알파고는 지난해보다 더 똑똑해졌다. 16만여건의 기보를 학습해 기존 버전인 1.0 버전에서 2.0 버전으로 개선됐다. 인간의 기보를 참조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한 결과다.

'매복', '특무' 집요하게 파고들고 변화에 능하다. 모두 커제 9단의 별명이다. 구글은 커제 9단을 "날카로운 분석력과 자신감으로 과감할 때와 신중할 때를 아는 섬세한 바둑기사"라고 설명했다.

커제 9단은 세계 바둑랭킹 1위다. 20개월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저장성의 리수이 출신으로 1997년생이다. 최연소로 세계 메이저 대회인 삼성화재배, 바이링배, 몽백합배 3관왕을 차지했다.

아버지 커쿼판은 3단 수준으로 마을 회관에 기원을 열 정도로 바둑 애호가였고, 어머니도 바둑대회에 참가해 6위를 할 정도로 바둑을 좋아했다. 이런 집안 분위기에 힘입어 커제 9단은 6사에 바둑에 입문했다.

지난 2003년 저우쭝창 5단에게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2008년 세계 청소년 바둑대회 소년부에서 우승하며 프로에 입단했다. 2012년 잉창지배 세계청소년바둑대회 청년부에서 우승했다. 입단한지 7년차인 2015년 세계대회인 바이링배 세계바둑오픈 결승에서 우승하며 9단에 올랐다.

세기의 대국이 치러지고 있는 현재 중국 바둑팬들은 울상이다. 중계를 중계를 예고한 유쿠(Youku)와 QQ 생중계망 등 인터넷 콘텐츠 플랫폼의 중계방송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번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중계되지만, 중국에서는 중국 당국의 정책에 따라 유튜브 접속이 차단됐다. 이 때문에 인터넷 플랫폼을 통하지 않으면 중계를 볼 수 없다.

현재 중국인들은 대국장을 찾지 않는 이상 대결을 볼 수 없다. 유큐와 QQ 등은 유튜브 중계 영상을 받아서 2차 중계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중국 당국의 불허로 이것이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대전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나 텅쉰 등 주요 뉴스 포털에선 대국 관련 보도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세돌 9단-알파고' 대전에 비해 부쩍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커제 9단은 지난해 이세돌 9단의의 패배를 보고 "이세돌 9단은 0-5로 질 것, 인류 대표의 자격이 없다"며 "내가 알파고에게 이길 가능성은 60%, 알파고도 실수를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