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살기의 첫 걸음을 떼어봅니다!"

퇴직후 두문불출하던 후배를 만나 다소 황당한 경우를 겪었습니다. 다른 대기업으로 스카웃 받아 이직, 부러움을 받았던 후배였습니다. 선배인 내가 몇 차례 연락 끝에 만난 터라 좀 미안해할 줄 알았는데, 첫 인사가 빈정을 상하게 했습니다.

“선배를 빼고는 재미없는 회사 선배들과는 일체 만남을 사절해왔다“

퇴직후 쉬며 여러 모색을 하고 있다는 얘기등 겉도는 말들만 나누다 헤어졌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찜찜했습니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모범생 친구가 퇴직 과정서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그 후유증일지도모르겠다고 염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했습니다.

이 친구의 변신 배경은 뭐지? 그러다 어느 유명 세프의 얘기를 듣고 후배를 이해해보는 단서를 희미하게 생각했습니다.

현재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선에 들어간 세프가 힘들었던 20대를 버티게 한 문구를 말했습니다.

‘말처럼 먹고, 아기처럼 자고, 검투사처럼 훈련하고, 잡초처럼 자란다‘

그 스스로와의 치열한 싸움을 통과하게 한 힘, 바로 열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재미도 축복처럼 함께 하겠지요. 결국 내 후배도 아직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는 마음임을 헤아려보게 됩니다.

왜? 재미있는 인생 후반전을 위해!

거기에 선배라는 사람들이 ‘이젠 굳힐 나이’라며, 심각, 우려만을 전했을 것이 짐작됩니다.그래서 ‘재미없는 선배 사절’까지 나왔겠지요. 나도 열정을 되살려,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진지를 빼야겠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아내와 아이까지 모처럼 배웅해주었습니다. 가방을 들어주면서 ‘왜 이리 무겁냐?’고 걱정해주는 말에 “남자 인생의 무게가 그리 무거운 것 아닌가?”라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썰렁했던 둘의 눈빛을 기억합니다.

‘당신의 사랑이 있는데 이쯤이야...’  다음에는 그렇게 꼭 말하렵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