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과 배당으로 주주환원정책에 주력하면서 주식시장은 주주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가 그동안 인수·합병(M&A)과 우수 인력 확보 재원으로 보유했던 자사주를 대규모 소각하기로 계획하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시가 40조원 이상의 보유중인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절반은 지난 2일 소각된 상태며 잔여분은 내년 이사회에서 결의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9일 삼성전자 이사회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5년 잉여현금흐름의 30%에서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내용보다 한층 더 강화된 정책인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배당 규모를 2015년 3조1000억원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올해 1분기부터 분기별 배당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연장 선상에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주주들은 삼성전자의 장기계획도 살피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지난해 이사회에서  “삼성전자는 전략적인 중장기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삼성전자, 미국 자회사 통한 일관된 인수합병 전략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미국 자회사를 통한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는 클라우드 전문업체인 조이언트와 고급 주방가전 브랜드 데이코, 인공지능(AI) 개발업체인 비브랩스까지 잇따라 인수하면서 미국 자회사의 자산이 증가했다. 또한 올해 3월 미국 전장기업인 하만(Haman)을 9조원에 인수 완료하면서 글로벌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201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주요 경영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기존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해왔다. 2014년 12월 삼성전자는 사업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명목으로 삼성전자 미국법인과 합병했다. 그다음해인 1월 삼성전자는 삼성벤처주식회사가 결성한 신기술 사업 투자조합(SVIC 28호)에 198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 측은 "당시 출자 목적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 동력 창출에 있었다"고 밝혔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아울러 지난해 9월 12일 삼성전자 이사회는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문(HP)를 1154억원에 포괄 양도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장래 사업 계획에 따라 반도체 라인 투자 및 디스플레이 증설에 대한 시설투자로 약 27조원을 지출한다고 공시했다.

올해 3월 대규모 M&A에 해당하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 미국 자회사의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 자금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또한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계획과 해외기업 M&A를 진행으로 같은 업종의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도 비교가 됐다. 

애플은 연간 약 200조원이 넘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애플은 약 285조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업계들은 대규모 M&A를 진행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 삼성전자, 주주환원 계획에도 투자 재원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종전 이사회를 통해서 “경기가 급격히 변동하는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재무 목표를 달성,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정책이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 필수적이라 판단하고 이를 계속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적기 시설투자와 필수 운전자본 확보, M&A 등을 위해 연결 기준으로 약 65조원에서 70조원의 순현금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가 3년마다 현금 수준을 점검하고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현금은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자사주 소각 등으로 투자 재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 1년 안에 현금화될 수 있는 매각예정분류자산의 총금액은 74조2030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2년 37조4482억7100만원보다 98% 증가한 수치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아울러 대규모 해외 M&A에도 1분기 삼성전자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96조7275억원에 달하며 유보금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총계와 부채비율도 각각 74조3994억원, 39.2%를 나타내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또 해외 자회사 및 종속회사의 실적도 매년 개선되고 있어 삼성전자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편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 플렉서블 OLED 등 부품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모바일기기, TV, 가전제품과 이들을 연결하는 컨버전스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전략적 투자와 신기술 개발을 통해 IoT 등 차세대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과 지주사 전환 포기 등 혼란 속에서도 주주가치를 극대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실천이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