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 CEO   (출처=위키미디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또 다른 표현은 '문어발 확장의 시대'일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최근 3년간 행보의 키워드는 적극적 인수합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플레이어 치고 전세계 기업을 인수하지 않는 기업들이 없다. 대상 기업의 사이즈가 크고 작고를 불문한다. 스타트업도 좋고 수조 달러의 거대기업도 좋다. 필요하다면 기업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인수합병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4차 산업혁명을 요약하면 기존 산업군을, 기존 기업들을 연결시켜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시장과 시장을 연결해 전혀 차원이 다른 시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초연결의 시대'라고도 부른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O2O도 4차 산업혁명의 한 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 주변에는 이미 4차 산업혁명시대가 본격화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앞으로 다가올 새 물결이 아니라 지금 시작되고 있는 물결이다. 4차 산업혁명의 초기 진입단계인 지금,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자신들의 플랫폼을 갖고 '최대한 많이 연결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마존은 5월 15일 상장한지 20년을 맞았다. 주가가 상장 당시보다 600배가 넘게 뛰었다고 한다. 서적 전문의 쇼핑몰로 시작했던 아마존이 이제는 종합 쇼핑몰이다. 얼마전에 의약품 판매시장도 참가하겠다고 선언을 했으니 그야말로 아마존에는 팔지 않는 물건이 없다. 아마존은 지난 20년새 유통업체를 넘어 전세계 고객이 이용하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아마존이 어떤 국가나 시장에 진출하려고 할 때, 그 곳 유통업체들로서는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다름이 없다. 1% 수익률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아마존에게 어느 누가 가격경쟁력에서 이길수 있을까. 그래서 공포다. 동종업계의 업체들만 아니고 이업종 업체들도 아마존을 생태계 파괴자라고 한다.

하지만 아마존은 그 이상이다. 아마존에 관해 이런 가정을 해보자.

아마존은 지난 3년간 해운업계가 물동량 감소로 고생할 때, 더불어 쏟아지는 상선 매물을 아주 싼 가격에 사들였다. 아마존이 무슨 일을 벌이려고 상선을 사들이는 걸까. 해운 물류를 하려는 걸까. 유심히 살펴보면 그들은 물류이상의 뭔가를 준비하는 것 같다. 포인트는 상선이 치외법권의 혜택을 누린다는 점이다. 이를 한국에 적용해 상상해보자.

인천과 군산 그리고 부산, 동해항에 아마존이 인수한 상선들을 한척씩 정박시킨다. 이 배들은 떠다니는 물류 창고다. 그 배에 실은 제품들이 소진되는 시점에 교체할 상선이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그 배는 '아마존 한국'의 물류거점이 된다. 상선을 이용한 물류 창고화의 장점은 육지에 창고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임대료와 토지구입비, 그리고 인건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것저것 인허가사항을 일일이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고용 관련 법규에서 사실상 벗어날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역시 가격경쟁력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그 다음에 육상 물류회사를 이용하면 배송이 쉬워진다. 물론 아마존이 드론 배송을 본격화되면 육상 물류도 필요없어질 지도 모른다. 엄청난 공포가 밀려오는 상황이다. 

아마존은 최근 화물항공 장기렌트를 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많이 팔겠다는 의미다. 업종이 가장 불황일 때 미리 확보하는 전략. 아마존의 저가매수 전략이다. 저가판매를 기본으로 하면서 저가매수전략으로 인수합병을 하고 있다. 아마존은 대표적인 클라우딩 업체다. 클라우딩은 저장 업종이지만 데이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마존은 또 킨들과 같은 단말기 제조 운용업체이며, 알렉사와 같은 인공지능 업체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당연히 빅데이타 회사다.

아마존은 인공위성 사업을 꿈꾼다. 인공위성으로 세상의 어느곳이든 자기들의 쇼핑몰에서 주문을 직접 할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해당 정부와 최대한 개입점을 낮추는 것은 경비를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나라에 일자리 창출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아마존은 금융회사다. 쇼핑하는 고객에게 자기들이 개발한 결제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착근시키고 있다. 지금은 수수료를 대폭 할인해서 유인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길들여지는 순간 언제든지 금융사업을 할수 있다. 아마존은 드론 최강자다. 드론을 응용하면 무인배송이 가능해진다. 무인화물 배송도 가능해진다. 무인화물 항공배송도 가능해진다.

아마존을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회사라고 꼽는다. 문어발 확장을 하며 기존 생태계를 파괴하는 파괴자라고 비판하지만 그것은 약자의 관점일 뿐이다. 그들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그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만약 아마존이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라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존은 지역상권을 침범하는 부도덕한 대기업이며,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문어발 확장기업으로 매도되고 있을 것이다.

자 원점으로 돌아오자. 재벌, 골목상권, 약자와 강자, 독점, 문어발 확장 같은 개념은 70~80년대 개발연대 시대에 정의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새롭게 정의 되어야만 한다. 세상이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서도 과거와 똑같은 의미로 적용한다면 우리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영원한 낙오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경제는 새로운 정의 하에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