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키즈 MCN 업체 캐리소프트가 사단법인 MCN협회의 회장사인 CJ E&M의 불공정 행위를 이유로 협회 회원사 전격 탈퇴와 함께 이사직에서도 사임한다고 19일 밝혔다. 업계의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캐리소프트가 협회를 탈퇴하면 그 파장은 협회를 넘어 업계 전반의 충격파로 몰아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아가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MCN 사업 판도에도 나름의 변화가 예상된다.

캐리소프트에 따르면, CJ E&M의 MCN사업부인 다이아TV는 ‘캐리 언니’로 유명해진 K씨가 캐리소프트의 사내 이사로 재직 중인 기간에 캐리소프트 모르게 K씨의 친오빠가 설립한 '키즈웍스‘라는 회사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키즈웍스는 CJ와의 계약에 따라 K씨 남매를 전면에 내세운 캐리소프트의 직접적인 경쟁 채널을 최근 유튜브에 개설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 출처=캐리소프트

당시 업계에서는 K씨가 캐리소프트를 돌연 떠난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으나, 공식적으로는 K씨 스스로가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결정한 사안이고 캐리소프트가 이를 인정했다는 설이 중론이었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를 키워내는 MCN 업계의 기획력이 화두로 부상한 바 있다.

하지만 캐리소프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문제는 캐릭터의 이동 및 기획력의 문제를 넘어 일종의 상도의 문제로 부상한다. 이에 캐리소프트 측은 “K씨가 회사와 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중단한 배경에 이처럼 부도덕한 뒷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야 알게 됐다”며 “협회 회장사이자 재벌기업인 CJ E&M이 이런 식으로 중소기업인 회원사들의 노력을 가로챈다면 더 이상 협회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엠씨엔협회 이사들은 지난 4월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CJ E&M와 K씨 남매의 행위에 대한 해명 및 시정조치, 협회의 공정경쟁 내규 제정을 논의했으나 CJ측은 아직까지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끝까지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업계가 성장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길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지는 설명을 듣기위해 다이아TV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 문제는 MCN 업계 전반에 있어 매우 심각한 사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캐릭터, 즉 크리에이터의 이동에 따른 MCN 생존의 문제에 대기업 갑질 여부와 관련된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MCN과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골이 상황을 파국으로 몰아넣은 단초라는 말도 나온다. K씨가 캐리소프트에 몸담고 있었을 당시부터 캐리소프트와 약간의 마찰이 있었고, 이후 K씨가 독립하자 사측이 나름의 언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태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