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체제로 흘러가던 국내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국내 의약품 처방에서 우위를 달리고 있는 길리어드의 기존 치료제 ‘비리어드’가 오는 11월 물질특허 만료로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일동제약이 최근 만성 B형간염치료제 ‘베시보’를 국내 허가를 받았다. 특허만료와 신약출시라는 악재에 직면한 길리어드는 곧이어 ‘비리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 ‘베믈리디’를 선보여 국내 허가를 받았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국내 만성B형간염치료제, 길리어드 ‘비리어드’의 독주
만성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간의 염증성 질환이다. 2014년 대한간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는 B형 간염바이러스(HBV, hepatitis B virus) 보유자다.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간염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은 길리어드의 ‘비리어드(성분명 테노비르)’가 선점하고 있다. ‘비리어드’는 뉴클레오티드 계열의 만성B형간염치료제로, 지난 2012년 12월 1일 국내에 출시됐다. 비리어드의 매출액은 1500억원에 이른다.

‘비리어드’ 만큼 효과 좋은 신약 ‘베시보’ 등장
만성B형간염치료제 시장이 들썩이게 된 이유는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약물이 국내에서 개발됐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베시보(성분명 베시포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는 일동제약이 창립 76년 만에 배출한 첫 신약이다. 또 대한민국 제28호 신약임과 동시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뉴클레오티드계열 만성B형간염치료제가 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베시보’는 기존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비리어드’와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약제내성을 보인 환자도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과 내약성에서도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 기존 약물들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진 골밀도 감소와 신장기능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나지 않았다.

일동제약은 올 하반기 출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비리어드’ 물질특허 만료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예상보다 출시 일자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오는 11월 특허 만료되는 ‘비리어드’, 저렴한 복제약 쏟아질 듯  
‘특허 만료’도 길리어드의 목을 조이고 있다. ‘비리어드’는 오는 11월 물질특허가 만료되는데, 국내에서는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출시돼 경쟁이 치열해진다.

오리지널 제품 가격은 기존 약가보다 30%가 내려가고, 제네릭 의약품은 1년간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약가 대비 59.5% 수준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특허 만료’의 영향을 받은 예로, 국내에서 ‘비리어드’와 1, 2위를 달리던 한국BMS의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를 들 수 있다. 만성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는 2015년 단일 제품으로 1675억원의 처방액을 달성했지만, 같은 해 10월 특허 만료의 여파로 매출 실적이 감소하며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4%나 하락했다.

▲ 길리어드의 '비리어드(좌)'와 '베믈리디(우)'. 출처=길리어드사이언스 홈페이지

길리어드, 복용 편의성 높인 ‘베믈리디’ 추가로 선보여
만성B형간염치료제 시장 1위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일까. 길리어드는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를 선보였다. 지난 17일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베믈리디’는 ‘비리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베믈리디정의 크기는 25㎎으로, 300㎎인 ‘비리어드’ 크기의 10분의 1 미만으로 줄여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 ‘비리어드’와의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비리어드에 비해 비열등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