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우리에게 좋은 자극이다. 구글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에 우리 기술을 적용해 모두에게 접근할 것이다" 올해 구글에서 일한 지 13년이 된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본격적으로 '구글 인공지능 퍼스트'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17'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쇼라인엠피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온 7000여명의 개발자들이 참여했다. 앞으로 3일간 잠재력 가득한 구글 인공지능 기술들이 캘리포니아를 달굴 전망이다.

기조연설에 나선 피차이 CEO는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든 구글에 대한 감회를 나타냈다. 그는 "안드로이드 월간 활성 기기수는 20억 개 이상이며, 유튜브는 10억 명이 넘는 총 사용자 수와 매일 10억 시간이 넘는 시청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은 구글 지도를 이용해 매일 10억 킬로미터 이상의 길찾기를 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환은 모바일 컴퓨팅으로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햇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퍼스트 시대로의 전환을 거치며 구글은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 이제 구글은 '모바일 퍼스트'세계에서 'AI 퍼스트' 세계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피차이 CEO는 "딥러닝 분야가 발전하며 구글은 이미지, 사진, 영상 등을 음성을 통해 제어할 수 있게 했다"며 "이미 1억개의 기기에서 사용되고 있는 AI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포토, 구글홈에 적용돼 매일 더 유용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안드로이드가 활용되는 기기들. 출처=구글

◇더 편리해진, 안드로이드 O

구글은 안드로이드 새 버전인 '안드로이드 O'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O' 은 배터리 수명, 부팅속도, 보안, 안정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 구글 안드로이드 제품 관리자인 스테파니 사드 커스버츤 매니저는 "안드로이드 O에서는 시스템이 2배 빨리 부팅할 수 있으며 애플리케이션(앱) 속도도 안드로이드 누가 보다 2배 빨라졌다"며 "이는 OS 핵심 부분을 광범위하게 변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O엔 멀티 태스킹을 훨씬 수월하게 하는 '픽쳐 인 픽쳐(PIP)' 기능이 도입됐다. 유튜브를 보다 다른 일이 있을 때 기존 안드로이드 OS에서는 유튜브를 빠져나와야 했다. 안드로이드 O에선 홈버튼을 누르면 동영상이 작은 창으로 축소할 수 있고 다른 작업을 하는 동안 유튜브를 계속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읽지 않은 항목을 알려주는 알림 창을 확대하고 내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자동완성 기능도 편리해졌다. 같은 기기에서 이름과 암호를 반복해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입력란을 두 번 클릭하면 이전의 주소나 이름 카드 번호 등이 그대로 뜨게 할 수 있다. 자동완성 기능은 제삼자 제공업자에게도 적용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O는 모듈형 아키텍처다. 장치를 새 버전으로 쉽게 업그레이드해준다.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느려 이용자들의 불만이 컸으나 이제 빠르고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O 베타 버전의 정식 출시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커스버츤 매니저는 "기존 운영체제(OS)와 다른 엄청난 변화를 기대했다면 기대치를 낮춰라. 다만 OS의 기초를 업데이트함으로써 당신의 모든 기기를 훨씬 더 나아지게 할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 구글렌즈로 식당을 비추면 설명이 뜬다. 출처=구글

◇ 인공지능 품은 ‘구글렌즈’

지나가다 예쁜 꽃을 만났을 때, 선뜻 들어가기 어려워 보이는 식당을 만났을 때 '구글 렌즈'를 들이대면 꽃의 종류와, 식당의 주요 메뉴와 음식 맛과 질 등의 이용자들의 별점 순위를 알려준다. 피차이 CEO는 "구글 렌즈가 당신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보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렌즈는 이번 구글 I/O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구글 렌즈는 '시각 기반 컴퓨팅 기능'으로 구글 인공지능(AI) 비서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카페에 들어가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싶을 때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들어있는 종이를 카메라에 비추면 인터넷에 바로 접속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다양한 언어를 카메라로 인식했을 때 바로 번역해주는 기능보다 진보했다.

피차이 CEO는 "사진에서 사람의 표정을 보고 어떤 감정인지 인식할 수도 있다"며 "이미지 인식 오류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렌즈 기능을 구글 어시스턴트와 포토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언제쯤 일반인들에게 공개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화도 할 수 있다? 구글홈

지난해 '구글I/O 2016'의 주인공이었던 구글홈이 올해는 더 똑똑해진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안내, 통화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항공기 예약, 일정 재확인, 교통 정보 알림 등 주요 사항을 미리 알려주는 '프로액티브 어시스턴스' 기능도 추가됐다. 알림 사항이 있을 때 구글홈은 반짝이며 신호를 보내고 이용자는 구글홈에 말을 걸어 알림 사항을 들을 수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 디저, 사운드 클라우드가 구글홈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영상 스트리밍 업체 HBO, 훌루도 구글홈과 손을 잡았다. 구글홈은 엔터테인먼트 기능 외에 날씨, 일정, 인근 식당 정보 등을 TV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TV 인터페이스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홈으로 전화도 걸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이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별로 음성을 구분할 수 있어 어떤 이용자의 연락처 목록을 탐색할지 파악하고,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어준다. 구글홈의 경쟁자 아마존 에코는 이미 전화통화 기능을 출시했다. 다만 아마존 에코는 에코끼리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으나 구글홈은 다른 전화에 통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구글I/O 2017. 출처=구글

◇구글의 심장,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어시스턴트의 아이폰용 앱도 출시됐다. iOS 9.1 버전부터 사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기기간 연동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가정 내 크롬캐스트 등 디스플레이 기기들끼리 활용해 음성뿐 아니라 디스플레이로도 정보를 제공한다. 크롬캐스트로 영화를 보다가도 날씨를 알려달라고 물으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TV 화면을 통해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올 연말에는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어가 추가되면 국내 네이버, 카카오 등의 인공지능 서비스들과 경쟁구도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출시 초기 '픽셀 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최근 안드로이드 기기 전체로 확대됐다. 현재 영어권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에는 '텍스트 입력' 기능도 추가됐다. 이제 음성뿐 아니라 텍스트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음식을 주문하거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액션즈 온 구글'도 나왔다. 액션즈 온 구글은 제3의 서비스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계한 기능으로 안드로이드, 아이폰 용으로 출시된다.

◇구글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구글은 '독립형 데이 드림 VR 헤드셋 사양을 추가했다. 전선은 물론, 컴퓨터와의 연결이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자체 작동하는 데이드림 독립형 모바일 VR 헤드셋이다. 현재 레노보와 HTC 바이브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증강현실 분야에서는 '시각 위치확인 서비스(VPS)를 공개했다. 이는 매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기능을 하는 GPS 기능이다.

구글 검색 기능에 추가된 '구글 포 잡스'라는 머신러닝 기반 일자리 매칭 서비스도 공개됐다. 고용주가 가장 적합한 지원자를 찾도록 도와주는 기능으로 구글 검색 박스에서 곧바로 검색이 가능하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직장까지의 통근시간이 얼마인지까지도 알려준다.

피차이 CEO는 "잘 정리된 정보를 보여주는 구글의 기술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페이스북, 링크드인, 몬스터 등 주요 온라인 구인구직 서비스와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