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콜라스 김선철 대표이사.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교육용 모형 및 보조교재 제조업체 스콜라스(Scholas)의 김선철 대표는 직원들에게 늘 ‘재미있게 일하라’고 강조한다. 그러한 내면에는 즐겁게 배우고 익히는 어린이들에게서 무한에 가까운 창의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김 대표의 확신이 반영돼 있다. 그래서 회사의 핵심이념 “우리는 상품과 서비스에 재미 교육 이야기를 담아 다르게 뛰어나게 즐겁게 일하며 성장하고 나누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에는 스콜라스의 방향성과 목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콜라스는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한 만들기 제품, 그리고 교육 서적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제안하고 있는 업체다. 5월의 어느 날,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재미있게 공부하고 성장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연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스콜라스 김선철 대표를 찾아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 봤다.

 

기념품 선물 사업으로 시작한 창업

우리나라에 벤처 창업 열풍이 일던 1990년대 말, 김선철 대표는 대학원 졸업 후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우연한 계기로 홍콩의 기념품 박람회인 ‘기프트 프리미엄(Gift Premium)’을 관람하게 된다. 세계 각지에서 온 수많은 기념품, 판촉물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놀라며 영감을 얻은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기념품 및 선물 제조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당시에 대해 김 대표는 “그 당시 우리나라는 기념품이나 판촉물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일반화되지는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홍콩의 박람회에서 본 미국‧일본에서 유행하는 ‘고퀄리티’의 판촉 상품들은 그야말로 기발함 그 자체였고요. 우리나라에서도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업을 계획하게 됐죠”라고 회상했다. 이에 1999년 김선철 대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3D 조립 모형 기념품을 만드는 업체이자 스콜라스의 전신인 ‘인터피알(INTER PR)’을 창업한다. 철저한 사업 계획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사업에 공감한 지인의 도움으로 공장 부지와 사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위기의 극복, 그리고 스콜라스의 탄생

창업 초기에 주로 만들었던 인터피알에서 만들어내는 3D 모형 제품들은 자동차나 비행기, 건물 혹은 동물의 형상이었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학습지 회사나 영어교육 업체의 교육용 보조교재로 활용됐다. 그러나 김 대표는 더 큰 고정 거래처의 확보가 필요함을 느꼈고, 여러 모로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고민에 대한 답은 우연한 계기에서 찾게 됐다. “마침 공항에 갈 일이 있었는데, 한 어린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가운에 굉장히 지루해하며 짜증이 잔뜩 나 있는 모습을 보고 문득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김 대표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공항을 찾아오는 어린이 승객들의 지루한 시간을 달래는 비행기 조립 모형을 기념품을 고안하게 됐고 이를 즉시 아시아나 항공에 제안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김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지금까지 아시아나 항공은 스콜라스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로 남아 있다.

▲ 만공 시리즈 첨성대(왼쪽)와 바실리 대성당(왼쪽). 출처= 스콜라스

이렇게 사업이 안정 궤도에 진입할 무렵 인터피알에는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온다. 자사의 3D조립 모형을 베끼는 중국 업체들의 제품으로 매출이 점점 줄어들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어도 중국에서는 또 베껴갈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대충 베껴서는 따라 하기 어려운 아이템을 고안하는 것뿐이었다. 이때 김선철 대표를 위기에서 구한 아이템이 바로 ‘만공(만들면서 공부하는) 한국사 시리즈’였다.

김 대표는 “중국이 어설프게는 따라할 수 없는, 철저하게 우리나라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는 내용은 역사밖에 없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거기에 교육적인 내용을 담아내면, 학습 교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역사교육 전공자들의 고증과 디자이너들의 협업을 통해 새롭게 만든 것이 바로 ‘만공 한국사’ 시리즈였습니다”라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우리는 교육 사업까지 회사의 영역을 확장했고, 회사 이름도 ‘스콜라스’로 바꾸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만공 한국사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고, 이에 탄력을 받은 스콜라스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역사도 모형으로 만든 ‘만공 세계사’까지 내놓는다.

 

아이디어는 즐거움에서 나온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일련의 성공들로 스콜라스는 교육기관, 학습지 업체뿐만 아니라 제과·식품업체 등 국내 약 100여개의 고객사를 보유한 업체로 성장한다. 이후 스콜라스는 모형제조를 기반으로 한 교육용 소재들을 개발하게 된다. 김선철 대표는 지금까지의 성장에는 자신이나 혹은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아이디어들이 크게 작용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회사의 직원들이 마음껏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김 대표는 “우리는 즐거운 교육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즐거워야 하죠. 그래서 회사의 모든 직원복지는 ‘즐거움’과 ‘배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라고 자랑처럼 말했다. 스콜라스에는 사내 독서 동아리와 직원들의 추천도서로 채워지는 도서관이 운영된다. 또한 직원들이 구매하는 책값의 일부를 지원하며, 매년 연말 회식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닌 회사의 전 인원이 근사한 식사를 즐긴 후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는 등으로 직원들의 창의력, 감수성 증진을 지원한다.

 

배움의 즐거움으로 나눔 실천하고파

김선철 대표의 최종 목표는 다양한 방법으로 즐거운 배움의 공간과 콘텐츠들을 어린이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뻔한 이야기 같지만, 어린이들은 곧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들이 어린 시절에 접하는 즐거운 기억들, 배움의 기쁨들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모든 어린이들이 경제적 여건으로 차별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저를 포함한 스콜라스의 모든 임직원들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입니다”라고 말하며 언젠가는 그 목표를 꼭 이루겠다는 다짐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