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플랫폼 활용, 나아가 중소 사업자를 모으는 방식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스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O2O를 강조하지 않는 선에서 일종의 협업가치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IT 플랫폼 기업의 전방위적 행보에 많은 이들은 전자상거래적 측면에서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 체제로 돌아서며 스몰 비즈니스 강점을 더욱 가다듬는 분위기다. 여기에서 시야를 좁혀 상거래적 측면이 눈길을 끈다. 먼저 챗봇이 적용된 주문하기 서비스의 외연적 확대. 네이버 검색창을 바탕으로 업체명을 입력하면 인공지능 챗봇이 알아서 주문을 완성시켜주는 방법론이다.

챗봇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쇼핑의 영역에서 존재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챗봇이 업체 직원의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중소 사업자 입장에서는 나름의 경비를 절약할 수 있고, 핵심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스몰 비즈니스의 엄연한 축이다.

▲ 스토어팜 개편. 출처=네이버

오는 20일 개편되는 스토어팜 개편은 더욱 재미있다. 스토어팜은 간편한 입점 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쇼핑몰을 만들 수 있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쇼핑몰과 블로그의 장점을 결합했으며 다양한 스킨과 배너가 무료로 제공된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스토어팜 개편을 통해 판매자에게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편 직관적인 관리 솔루션도 부여할 전망이다.

의미심장한 부분은 이러한 스토어팜 고도화가 일각에서 네이버 오픈마켓 진출로 여겨진다는 점. 2014년 6월 오픈마켓 샵N이 중단된 상태에서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일단 네이버는 오픈마켓 진출을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스토어팜 수수료는 네이버페이 수수료와 매출연동수수료로 집계되며 오픈마켓처럼 직접적인 입점 수수료를 받지는 않는다. 게다가 개편 내용을 보면 판매자의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것 이상의 행보가 보이지 않는다. '오픈마켓에 더욱 가까워진 서비스'는 맞지만, 이번 개편을 오픈마켓 진출 정지작업 신호로 보는 것은 비약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네이버는 샵N 서비스 당시 다수의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파상공세를 당하기도 했으며,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된 "네이버 검색이 곧 전자상거래와 오픈마켓 지향점"이라는 논리에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등, 해당 현안에 대해서는 발작적으로 선을 그어 왔다. 당장 오픈마켓에 뛰어들어 논란을 자처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네이버가 오픈마켓에 준하는 서비스를 진행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네이버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방대한 데이터, 사용자를 보유한 상태에서 오픈마켓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반발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정중동의 스탠스를 유지하며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스몰 비즈니스가 비단 전자상거래, 오픈마켓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둘 사이의 묘한 교집합이 여전한데다 서서히 관련 생태계 전략이 인공지능적 측면에서 각광을 받는 장면도 중요하다. 게다가 네이버가 오픈마켓에 진출하는 순간 벌어지는 '비판'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견의 여지가 있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글과 아마존의 경쟁이 좋은 참고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카카오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오는 24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와 옐로아이디를 통합해 새로운 플러스 친구를 선보이고 여름에는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카카오톡 스토어까지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와 비슷하게 플랫폼을 강화하고 서비스를 고도화시켜 많은 사업자를 모으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 특히 전자상거래적 측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일단 플랫폼 사업자의 입장에서 다수의 객체를 모아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외부의 비판에도 일정정도 벗어날 수 있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서서히 오픈마켓 방법론을 제시하기 시작하면 기존 사업자와의 마찰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네이버의 스몰 비즈니스와 카카오의 비슷한 로드맵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아직은 아니다"는 양사의 손사래 이후에 펼쳐질 복마전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