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의 핫플레이스를 빠르게 점하고 있는 프리미엄 키즈 카페 릴리펏. 출처=릴리펏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카페와 편의점을 대신해 키즈 카페가 핫한 창업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에 뛰어드는 육아 대디들에게 키즈 카페는 꽤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잘만 하면 육아와 사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분석과 수요 예측, 입지, 예산 등 체크 리스트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정작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키워드가 ‘부성애’라고 생각하는 아빠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기존의 모태 키즈 카페와는 확실히 다른, 아빠만의 관점과 통찰력을 살리지 못한다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의 SNS에 올라오는 단골 에피소드 중의 하나가 ‘독박 육아’이다. 아이를 보면서 겪는 희로애락을 서로 공감하는 셈인데, 이미 여기서부터 잘못되었다. 아이를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 아이를 보는 게 아니라 같이 노는 것으로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어른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신나게 노는 게 육아라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당장 한 시간‘만’이나 반나절‘만’ 같은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모르긴 해도 부부 싸움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자, 그렇다면 아이랑 한바탕 놀기에 키즈 카페는 어떨까? 미안하지만 아빠의 관심을 사기는 어려워 보인다. 육아 대디는 육아 대디를 알아보기 마련인데,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키즈 카페에 있는 아빠들 열 중 예닐곱은 아이와 아이 엄마 손에 끌려온 사람처럼 보인다. 사실 그들이 무기력해 보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애초에 키즈 카페를 만들 때 아빠의 아이디어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키즈 카페는 정확하게 아이 반, 엄마 반으로 공간이 양분되어 있다. 키즈와 카페란 이름이 붙은 이유도, 엄마들이 ‘애정’하는 핫플레이스에 위치한 이유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애초에 아이 보느라 카페에서 커피 마실 여유조차 없는 엄마들을 위해 고안된 공간에 아빠가 설 자리는 별로 없다. 커피 향을 음미하는 엄마 눈에 부엌 놀이나 마트 장보기 놀이 코너에 있는 아이와 아빠가 아무리 사랑스럽다 해도 아빠에게는 간지럼 타는 수준에 불과하다. 솔직히 말해 부엌 놀이나 마트 장보기 놀이 코너에 있는 아빠는 소인국의 걸리버처럼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결국 엄마 아빠 흉내 내기인 셈인데, 아예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어떨까? 어차피 주차된 아빠 차를 같이 세차한다거나 기왕에 있는 주방 한 쪽에 피자를 같이 구워서 나눠 먹는 오픈 키친을 만드는 등의 리얼리티를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 아빠표 키즈 카페 창업자들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키자니아. 출처=키자니아

리얼리티 하면 떠오르는 것이 기막힌 아이템이 바로 키자니아다. 하라는 것은 안 하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기어이 하는 것이 아이다. 하지 말라고 하는데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는 대표적인 것이 어른들 흉내 내기다. 아이들은 대부분 직업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한다. 아빠와 엄마가 출근해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궁금하고 신기한 미지의 세계이다. 바로 여기에서 착안한 것이 키자니아이다. 키자니아는 4~14세 어린이들이 놀고 즐기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디즈니랜드와 비슷하지만,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르다. 키자니아에 온 아이들은 각종 공장에서 사탕과 시리얼, 초콜릿, 젤리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은행, 미용실, 호텔, 병원, 신문사, 방송국 등 일하고 싶은 직장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찰서, 소방서, 교도소, 법원, 시청은 물론 극장, 요리학교, 모델 촬영 스튜디오 등에서 어른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자기가 직접 의사 가운을 입고 가짜 환자들을 치료하고, 국회의원들 앞에서 꼬마 시장이 연설을 하며, 불이 난 건물에 소화기를 뿌리며 화재를 진압하고, 애견의 치아를 닦고 목욕을 시키며, 타이어를 교체하는 법을 배우거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등 떠밀려서 억지로 하는 표정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아빠, 엄마들이 원하는 바 아닌가. 그러니 아빠가 만드는 키즈 카페라면 리얼리티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고, 그 핵심은 동심에 푹 빠져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조금은 철부지 어른들이 이 방면에 소질을 보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육아 비즈니스 현장에서 아빠들의 장점은 얼마든지 빛을 발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잔소리를 싫어한다. 뭐는 하고, 뭐는 하지 말라는 규정 자체가 재미를 반감시키기 마련이다. 이 대목에서 엄마들보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빠르게 공감대를 이룬다. 얼마 전 어린이날 전후로 잠실 롯데월드의 야외 잔디 광장인 월드 파크에서 ‘레고, 꽃이 되다’ 행사에 다녀왔다. 설명서에 적힌 대로 블럭을 조립하는 게 아니라 프리스타일로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방식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이 방식에 아이들은 크게 호응했고, 아빠들은 아이들과 공감하면서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도록 유도했다. 룰을 최소화해도 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룰이 적을수록 아이들 스스로 합리적인 룰을 상의해 만들 여지가 더 생긴다.

키즈 카페도 마찬가지다. 안전은 그렇다 쳐도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정해놓은 룰이 너무 많다. 우리 집 둘째를 비롯해 꽤 많은 아이들이 사다리를 놔두고 굳이 미끄럼틀을 거슬러 낑낑대며 올라간다. 그러다 다른 친구와 부딪혀 다칠 수도 있고, 엄마나 선생님한테 혼나는 일도 다반사다. 이럴 때 어른들이 정한 룰을 환기시키는 대신 사다리보다 훨씬 더 빠르고 재미있게 미끄럼틀에 오를 수 있는 장치를 고민하면 어떨까. 이렇게 신나고 재미있는 미끄럼틀을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타고 싶은 해맑은 동심을 가진 아빠라면 능히 생각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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