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적인 의료 문제인 '항생제 내성' 여부를 6시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전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을 단 하루 만에 진단하는 초고속 검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서울대 공대(학장 이건우)는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세형상제작기술 기반의 바이오 칩을 이용해 세균의 항생제 내성 여부를 초고속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항생제 감수성 검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바이오 칩 및 자동화된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 세균을 오랜 시간 동안 배양한 뒤 집단적 변화를 측정하는 기존 방법 대신에 항생제에 대한 개별 세균의 반응을 자동화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환자로부터 유래한 세균의 항생제에 대한 반응을 6시간 내에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초고속 항생제 감수성 검사 기술을 이용해 서울대학교병원 진단검사실에서 제공한 206명의 환자로부터 유래한 임상 균주에 대해 초고속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했다. 6시간 만에 얻은 결과는 미국 FDA에서 제시하는 항생제 감수성 검사 성능 기준을 만족했다.

권 교수는 “초고속 검사로 감염 치료에 적합한 항생제를 신속하게 파악한다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사회 경제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이 기술은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필요한 항생제 스크리닝에도 사용할 수 있어 최근 침체된 항생제 신약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으며 미래창조과학부(원천기술개발사업,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와 보건복지부(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에서 지원받아 수행됐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 교수의 주도로 제1저자인 최정일 박사 (퀀타매트릭스), 정현용 박사과정(서울대학교), 김택수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가 공동 연구팀에 참여했다. 

▲ 초고속 항생제 감수성 검사 준비 과정 및 바이오칩 구조 설명도.사진=서울대 공대 권성훈 교수 연구팀

한편 항생제 내성은 병원에서 감염 등의 치료를 위해 자주 처방됐던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출현했다. 특정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에 내성을 가지면 해당 약제로는 더 이상 해당 질환을 치료할 수 없게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임질(임균 감염증)에 사용하는 최종약제(3세대 세팔로스포린)에 대한 내성이 10개국에서 보고됐으며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임질은 곧 불치병이 될 수도 있다. 완치되지 못한 임질은 불임, 유해 임신(adverse pregnancy outcome), 신생아 시력상실 등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