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인민은행(CPBC)이 당국에 여러 부실 금융기관의 파산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쉬중(Xu Zhong) 인민은행 연구국 국장은 11일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열린 금융포럼에서 “부실한 금융기관이 중국 경제에 리스크만 더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중국 지역 금융기관을 비롯한 부실 금융기관에 파산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중국의 부실한 금융기관은 단 한 곳도 파산하지 않았다”라며 “중국 당국은 금융기관들이 한 곳도 파산하지 않을 정도로 경영 상태를 확신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쉬 국장은 “지방 정부가 부실채권을 뚜껑을 열려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문제”라며 “인민은행이 일부 부실 금융기관을 파산 조치하려 하면 기관과 관련된 모든 이가 두려워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 정부 기득권이 이러한 조치를 저지하려 한다”며 “이러한 문제점은 도덕적 해이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방 정부는 지방은행을 현지 국영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조성했다. 이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지난 10년간 통화 완화로 인해 고안한 방법이다. 그러나 국영기업의 기반과 시설 유지를 위한 사업 재원을 지방은행에서 공급받고 있어 지방 은행 파산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보도에서 “금융 당국은 과도한 부채를 줄이기 위해 유동성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라며 “반면 어떤 통화 긴축 정책이라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신용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쉬 국장은 금융기관과 기업이 연쇄 파산하는 것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부실금융 기관을 정리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말 기준 4261개 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 중 단지 5대 국유은행(중국 산업은행·상업은행·건설은행·농협은행·통신은행)과 12개의 상업은행만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앙 이핑(Huang Yiping) 중국인민은행 금융 통화위원회 학술위원은 “현재 중국 정부는 단호한 규율이나 감독 메커니즘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금융기관은 중국 경제 및 금융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채무만 늘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평원셩(Peng Wensheng) 중국 광다증권(Everbright Securities) 글로벌 수석 경제분석가는 “당국은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시장 난기류를 견뎌야한다는 확신을 가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민은행이 시장 변동이 발생할 때마다 개입해서는 안 된다”면서 “시장이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구제금융이 나서는 일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