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부동산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임대형 부동산 공모펀드가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임대형 부동산 공모펀드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연 5~6%대 예상 배당수익률을 내걸고 있어 출시되는 상품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경기에 따라 수익률이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금융투자협회 '4월 국내 펀드시장 동향 분석'을 살펴보면 부동산 펀드 순자산 규모는 △1월 48조6320억원 △2월 49조3820억원 △3월 50조8980억원 △지난달 51조9450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기준 공모형 부동산 펀드 순자산 규모는 1조6197억으로 지난 1월(1조2574억원) 대비 28.8%가량 올해들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부동산 공모펀드 열풍

최근 일고 있는 부동산 공모펀드 열기의 시발점은 지난해 7월 하나자산운용이 선보인 '하나티마크 그랜드부동산투자신탁 1호'다. 이 상품은 6년 만에 등장한 공모형 부동산펀드다. '하나티마크 그랜드부동산투자신탁 1호'는 하나자산운용이 서울 중구 명동 인근에 자리잡은 티마크그랜드호텔 매입에 필요한 자금 2000억원 중 690억원을 공모펀드 형식으로 조달하는 형태다. 기대수익률은 5.5% 이상이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소수에게만 제공되던 부동산펀드를 다수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성해 시장을 선도해보자는 취지에서 (공모형 부동산 펀드를) 도입했다"며 "하나티마크 그랜드부동산 투자신탁 1호는 완판됐고, 현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의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이지스자산운용 '바른빌딩 공모펀드'(330억원), 신한금융투자 '명동 나인트리 호텔 공모펀드'(465억원), 하나자산운용 '워싱턴DC 미국 항공우주국(NASA) 빌딩'(1540억원) 등 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완판됐다. 펀드당 최소금액은 500만~1000만원 수준이다. 다만 대부분 개별펀드에 1억원 이상의 자금을 넣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실상 고액자산(HNW)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인 셈이다.

지금까지 부동산펀드는 사모형 위주로 발행돼 왔다.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끼리 투자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절차가 단순해 짧은 기간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반면 투자자 보호가 우선인 공모펀드는 설립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부동산시장에 공급이 늘자 운용사들은 공모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기관투자자에 한정됐던 부동산펀드를 개인투자자로 확대시킨 셈이다. 저금리시대 주식과 채권으로 대표되는 전통자산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은 공모형 부동산 펀드로 몰리고 있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택 등 매매차익 추구에서 수익형 부동산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유입으로 부동산투자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며 "공모형 부동산 펀드는 부동산으로부터 얻어지는 현금이 투자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만큼 이 같은 패러다임에 가장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차인, 건물관리 등 직접투자에 따른 부담을 전문 관리업체가 대행해준다"며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까닭에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없는 펀드상품 특성상 투자에 신중해야 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빌딩에 빈 사무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공실률이 높아 임대료가 떨어질수록 투자 수익율은 기대 수준 밑으로 낮아질 공산이 커진다. 자칫 매각시 자산 가격마저 하락할 수 있다.

류강민 이지스자산운용 마켓리서치팀장은 "임차인 계약기간이 얼마인지, 월세미납 정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운영에 대한 리스크가 관리되면 청산(매각) 리스크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공모펀드 시장은 초기단계인 만큼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상품이 대부분"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같이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면서 선택지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형 부동산 공모펀드= 부동산펀드의 종류는 임대형, 대출형, 경·공매형, 직접개발형 등으로 나뉜다. 이중 임대형 부동산공모펀드는 공개적으로 모은 자금으로 사무용 빌딩, 상가, 오피스텔 같은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 수입과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올린다. 수시로 가입이 가능한 일반 펀드와 달리 대부분 부동산펀드는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판매가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