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던 로슈 면역항암제 ‘티쎈트릭(Tecentriq, atezolizumab)’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진행성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에서 화학치료요법을 받은 대조군보다 전체 생존율(OS)을 유의미하게 연장하지 못한 것.

▲ 출처=로슈 홈페이지

티쎈트릭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인 시스플라틴(cisplatin) 사용 이후 진행된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요로상피암에 사용된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스플라틴 사용이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요로상피암종 환자가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속 승인을 받았던 터라 제약업계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상 시험 실패 소식에 주가 ‘급락’
티쎈트릭의 FDA 가속승인은 종양 반응률 등 2상 임상자료를 근거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앞으로 계속 승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상 3상 결과를 통해 유용성을 재입증 해야 했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로슈는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과거 치료경험이 있는 요로상피암 환자 대상으로 티쎈트릭과 세포독성항암제를 비교한 'IMvigor211' 3상임상이 일차종료점 도달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2차치료제로서 티쎈트릭을 투여받은 요로상피암 환자들의 전체 생존율(OS)이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를 받은 환자들에 비해 개선되지 못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티쎈트릭이 FDA가 승인한 방광암 적응증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은 물론 시판 중인 면역항암제들과 경쟁에서 한층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판매되고 있는 방광암 치료제 중 티쎈트릭이 약 70%을 차지하고 있어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상승선을 타고 있던 로슈 주가가 임상 3상 시험 실패 소식이 나온 5월 10일 급격히 떨어졌다. 출처=구글

실제로 임상실패 소식이 전해진 10일(현지시간) 로슈의 주가는 급락했다. 리링크 파트너스(Leerink Partners)의 애널리스트 시무스 페르난데스(Seamus Fernandez)는 피어스파마와의 인터뷰에서 “머크사의 ‘키트루다’가 동일한 환자를 대상으로 전체생존율을 증가시켰다는 결과를 얻은 것과 대조된다”며 “라벨에서 제거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로슈의 최고의료책임자 산드라 호닝(Sandra Horning)은 “우리가 예상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테쎈트릭이 진행성 방광암 환자의 치료에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라며 “이번 데이터를 가지고 보건당국과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