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뒷동네인 만리동 언덕은 요즘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서울역센트럴자이’와 바로 옆 ‘서울역한라비발디센트럴’ 아파트가 이미 대강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곧 시민을 위한 산책로로 변신할 서울역 고가도 마지막 단장이 한창이다.

▲ 서울역 서부 중림동 만리동 일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서울로 7017 프로젝트’의 개장이 오는 20일로 바짝 다가오면서 이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70년 완공된 이 교량은 200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고 철거될 운명이었으나 가까스로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의 중구 중림동과 남대문시장 사이 1024m를 잇는 사람길로 살아난다.

‘서울로 7017’은 미국의 하이라인공원을 모델로 만들어진다. 네덜란드 건축조경 전문가 위니 마스(Winy Maas)의 ‘공중수목원’을 테마로 한 설계로, 개장하면 645개 화분에 심어진 228종 2만4085주의 나무를 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 프로젝트’가 섬처럼 남아 있는 서울역 일대를 재생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 주변 상권은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인근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현재 상가의 경우 수요에 비해 임대 매물이 마른 상태다. 홍대나 상수동에서 젊은 상인들도 많이 유입돼 거리 분위기가 한결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낡고 공해를 유발하는 고가도로가 쾌적한 공원이 된다는 소식에 주택 시장도 재조명되는 중이다. 11일 현재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만리동 아파트 3.3㎡당 시세는 1963만원을 나타냈다. 2015년 3분기 1725만원이었던 것이 꾸준히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 서울역 고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도 프리미엄(웃돈)이 억대로 붙었다. ‘서울역센트럴자이(1341가구)’의 전용면적 84㎡는 8억7000만~9억원에 달한다. 2014년 분양가가 6억9000만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분양 당시보다 2억원 이상 더 오른 셈이다.

같은 평형대의 전세가는 현재 5억5000만~6억원 수준이다. 하반기 서울 시내에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 전세 가격도 오르고 매물도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의 K공인중개업체 대표는 “서울역센트럴자이의 경우 계속 오름세이고 8월 입주를 앞두고 5000만원가량은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 1월 입주하는 ‘서울역한라비발디센트럴(199가구)’는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단지 규모가 작지만 매매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권은 7억~7억1000만원에 나와 있지만 물량도 많지 않다. 입주 5년 차가 된 인근의 ‘서울역 리가아파트’의 같은 면적 아파트는 시세가 7억1000만~7억5000만원에 거래된다.

 ▲ 용산구 서계동 재개발 지역.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만리동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서계동도 개발 압력을 받고 있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중구 만리·중림동과 좁은 차도를 사이에 둔 용산구 서계·청파동은 낡은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중림동 X공인중개업체 대표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울역에 더 가까운 용산구 서계동 재개발이 빨라질 분위기다. 서울역 역세권의 특성을 살려 맞춤형 도시재생으로 진행되는 서계동 개발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서계동이 만리동처럼 고층 아파트로 개발될 가능성은 적다”면서 “도시재생 개발의 특성을 살려 저층 위주의 개성 있는 동네가 된다면 만리동 아파트들은 서울역까지 접근이 빨라지고 주변 환경이 개선돼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