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O2O 서비스 여기어때 개인정보 유출이 변곡점을 도는 분위기다. 피해자들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및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조사에 따르면 여기어때를 해킹한 해커는 개인정보 총 99만584건을 탈취했으며 고객에게는 4817건의 협박성 메시지가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조사를 마친 후 과징금 부과 및 행정처분에 나설 방침이다.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에 따르면 매출의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문제는 아직 피해자에 대한 구제가 이뤄지지 않는 지점. 여기어때는 법원의 판결을 검토한 후 손해배상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들은 "급한 파도를 피하고 보자는 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나아가 방통위의 경우 현재 위원 두 명이 공석인 관계로 업무차질이 불가피하다. 자연스럽게 여기어때에 대한 행정처분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출처=캡처

이런 상황에서 여기어때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을 위한 인터넷 카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법무법인 제하의 윤제선 변호사가 만든 본 카페는 여기어때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모아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윤제선 변호사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여기어때를 정조준했다. 이에 최소한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안책이 마련되어 있 지 않았다는 점, 사용자들의 보다 내밀한 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점, 유출된 정보를 악용하여 4000여명에게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문자를 송부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힌 점, 나아가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어때가 구체적인 피해보상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제선 변호사는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소송 뿐"이라며 피해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카페에서는 손해배상 청구에 있어 착수금은 3만원이며 '좋은 밤 보냈나요'라는 취지의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증거(캡쳐 등), 여기어때 측으로부터 받은 사과 문자메시지(캡쳐 등), 여기어때 측으로부터 받은 사과 이메일(캡쳐 등)을 윤제선 변호사 메일로 보내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달성될 수 있을까? 전례를 보면 상황에 따라 달랐다. 실제로 2008년 개인정보 탈취가 벌어졌던 옥션의 경우 손해배상을 둘러싸고 법적인 공방이 펼쳐졌으나 2015년 2월 법원은 개인정보 유출에 있어 옥션의 과실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2014년 확인된 KT의 개인정보 유출에 있어서 법원은 2015년 1월 KT가 피해자들에게 각각 10만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보안조치 및 해킹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여기어때 손해배상 청구전은 성공을 100% 담보하기 어렵고, 또 결판이 나더라도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편 여기어때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청구를 주도하고 있는 법부법인 제하의 윤제선 변호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윤제선 변호사는 2007년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2008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법무법인 율촌에서 활동한 바 있다. 율촌은 세무 소송의 강자로 불리는 곳이며, 윤제선 변호사는 율촌 소속이던 지난 2016년 당시 SK그룹 회장 횡령 사건의 공범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낸 200억원대 증여세 소송에서 김근재 변호사와 함께 승리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2016년 한미약품 늑장 공시 논란 당시에도 윤제선 변호사는 공시 전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벌어지자 한미약품 사태 집단소송이라는 카페를 개설, 피해자를 모집해 소송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제선 변호사는 이번 여기어때 소송에 대비해 김종훈 변호사와 노기완 변호사, 박건호 변호사, 박경석 변호사와 변호인단을 꾸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