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의 시장 규모가 1993년 출범 이후 지난해 처츰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보다 신규 점포 수가 6곳 늘어난 덕분이라, 시장 성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9일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의 매출은 40조1000억원으로 전년 39조4000억원에 비해 1.8% 늘어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섰다.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 1호점이 문을 연지 23년 만이다.

2000년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10조6000억원에서 2003년 19조20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이후 2008년에는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주말이면 대형마트에 소비자가 북적이는 모습이 익숙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해 2013~2015년에는 3년 연속 39조원대에 머물다가 지난해 간신히 40조원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2010년 유통산업발전법이 시작되면서 부터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유통산업발전법은 격주 일요일 의무휴업, 전통시장 인근 대형마트 출점 제한, 신규 출점 시 인근 중소상인과의 상생협의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2012년에는 의무휴업 규제가 도입되면서 2013부터 3년 연속 매출액 39조원대로 제자리걸음을 거듭했다.

올해 대형마트 매출이 간신히 40조원을 넘어섰지만, 이는 전년보다 신규 점포 수가 6곳 늘어났기 때문이라 업계 성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됨에 따라 비교적 저렴하고 접근이 쉬운 온라인몰로 몰리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도 온라인몰 사업을 강화하고,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는 등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전망이 어둡다는 것은 업계의 올해 계획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올해 24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점포 개설을 하지 않기로 한데다, 홈플러스도 신규출점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롯데마트만이 올해 4개 매장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온라인으로 쏠린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미 달라진 소비 패턴과 불경기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번 황금연휴 역시 대형마트 매출이 조금씩은 늘었지만 다소 미흡한 실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소비 절벽을 재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마트의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매출 신장률은 10%였다. 이마트가 역대 최고 매출을 예상했던 데 비하면 다소 미흡한 실적으로, 이 마저도 미세먼저 특수로 인한 가전 매출 향상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