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미세먼지와 자외선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외부 자극들과 시력교정술, 당뇨 등이 눈에 손상을 가한다. 우리가 걸릴 수 있는 눈 질환과 그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 출처=이미지투데이

봄철 및 늦여름에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년~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날씨가 따뜻한 4월부터 9월까지 많이 발생한다. 2015년 기준으로 보면, 월별 진료인원은 8월에 64만2000명, 9월은 62만7000명, 그리고 봄철인 5월 59만5000명, 4월 56만2000명 순이었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안과 박종운 교수는 늦여름 및 봄철에 알레르기성 결막염 진료인원수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알레르기성결막염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계절성 알레르기결막염은 꽃가루, 풀, 동물 털에 의한 반응으로 생기는 결막염이다”라며 “봄철 각결막염은 주로 봄철 및 여름철에 잘 나타나며, 면역 이상과 관련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5년을 기준으로 건강보험 적용대상의 알레르기성 결막염 질환 연령별 진료인원수를 살펴보면, 10세 미만이 82만3000명으로 19.2%를 점유했고, 50대가 59만700명으로 13.8%을 차지했다.

10대 미만 연령대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 진료인원수가 타 연령대보다 많은 이유에 대해 박종운 교수는 “가장 흔한 눈 알레르기의 형태인 계절성 알레르기결막염은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에서 주로 나는데 주로 봄과 여름에 발생하는 봄철 각결막염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아의 경우 손을 깨끗하게 하지 않은 채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등 손위생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2015년 성별 진료 실인원수를 살펴보면 남자는 176만7000명(41.2%), 여자는 252만7000명(58.8%)으로 여성의 진료인원수가 남성보다 약 76만명(17.6%p)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흔한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성별에 차이가 있지는 않지만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의 불편감으로 인한 민감성이 여성이 좀 더 높고, 안과 진료에 더 적극적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감염 원인균 없이 어떤 유발원인에 의한 전신적 또는 국소적 알레르기 반응이 주로 결막에 발생한다. 대부분 증상이 경미한 계절성 각결막염으로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서는 아토피성각결막염, 봄철각결막염, 거대유두각결막염의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적인 알레르기 예방 및 치료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들을 찾아서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

봄철 미세먼지, 전염력 있는 ‘유행성 각결막염’ 유발
미세먼지와 황사, 대기오염 등은 ‘유행성 각결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눈의 흰자를 둘러싸고 있는 결막과 각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눈이 충혈되고 눈물과 눈꺼풀 부위가 부풀어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물감을 동반할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할 경우 각막 상피하 혼탁을 일으켜 각막 외관이 뿌옇게 변하거나 검은자 위 각막까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약 3~7일 정도의 잠복기가 있어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전염성이 높은 질환이므로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 시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도록 하고, 눈을 만진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등 평소 올바른 예방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차적 세균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점안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무리하지 말고 가능하면 쉬는 것이 좋다. 외관상 빨개진 눈을 보기 싫어 안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에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 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에 직접적인 자극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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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계통 장애 중 진료인원 가장 많은 안구건조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진료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 수는 2014년 4월 34만 2814명, 2015년과 2016년 4월에는 각각 34만2904명, 35만4312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안구건조증은 눈물계통 장애 중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질환으로, 전체 진료인원의 87.3%를 차지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 구성성분의 변동으로 인해 눈물층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특히 봄철에는 갑작스러운 기온의 변화와 건조한 날씨, 황사와 꽃가루, 그리고 각종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또 낮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해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으로는 뻑뻑하고 시린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심할 경우 눈을 뜨기 힘들고, 아프고 시력까지 저하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컴퓨터 및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미세먼지나 황사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주기적으로 눈을 감거나 먼 곳을 응시해 눈의 조절근육을 쉬게 해주어야 한다.

노인성질환 백내장, 스마트폰·자외선으로 연령 낮아져
백내장은 50~70대 연령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런데 그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2~2016)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0대는 26%, 50대는 26%, 40대는 15.4%의 증가율을 보였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전자파에 자주 노출되고, 자외선의 차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수정체의 노화가 촉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정체가 노화되면 백내장 발병 시기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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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은 피부에 손상을 주는 것처럼 눈에도 손상을 일으킨다. 물이나 모래 같은 반사체가 있는 휴가지에서는 자외선의 양이 증가돼 위험률도 높아진다.

갑자기 많은 양의 자외선을 받게 되면 통증과 함께 눈부심, 눈물흘림, 결막부종 등의 광각막염 또는 광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각막이 한번 손상이 되면 재발될 가능성이 높아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장기간 또는 만성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익상편이나 백내장, 황반변성, 망막염 등의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단 선글라스를 쓰면 주위가 어두워져 동공이 확대되는데,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이 렌즈색만 진한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확대된 동공을 통해 더 많은 자외선이 투과돼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선글라스를 썼을 때 눈동자가 희미하게 보이거나 신호등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가 적당하고, 농도 80%, 가시광선 15~30% 정도만 투과시키는 선글라스가 좋다.

고령, 고혈압, 당뇨, 시력교정술 망막 질환에 치명적
시력손상을 유발하는 노인성 황반변성, 망막혈관폐쇄, 황반원공이나 망막전막과 같은 주요 망막 질환들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망막(맥락막, 유리체, H30-H36, H43)’ 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0년 83만 3000명에서 2015년 125만 1000명으로 연평균(8.5%↑)증가했다. 2015년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여성은 70대 이상이 8411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7692명, 50대 3755명 순이었다. 남성은 70대 이상에서 8193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6393명, 50대 3096명 순으로 나타났다. 

시력교정술(라식, 라섹), 고혈압, 당뇨질환도 ‘망막(맥락막, 유리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안과 정은지 교수는 “시력교정술과 망막 질환의 상관관계는 명확치 않으나 시력교정술의 대상이 되는 근시안의 경우 망막박리나 근시성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 질환의 발생이 정시안에 비해 높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망막병증과 당뇨망막병증은 전신질환과 관련된 대표적인 망막 질환이다.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당뇨환자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정 교수는 “침범부위가 중심부가 아니라면 말기까지 진행되더라도 자각증상이 별로 없는 경우가 있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실명의 위험이 높으므로 눈에 이상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서 당뇨망막병증의 발병 여부와 진행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