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웁살라대 환경유전학부에 재직중인 오오나 뢴스테트 박사와 페터 에클뢰프 교수. 출처=사이언스지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진이 지난해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던 환경과학 연구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논문이 철회됐다. 스웨덴 중앙윤리검증위원회(CEPN)가 직접 조사를 시행했고 지난 4월 말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이언스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웁살라대 환경유전학부에 재직 중인 오오나 뢴스테트 박사와 페터 에클뢰프 교수 등이 작년 6월 사이언스에 발표했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 농도가 알에서 부화한 지 얼마 안 된 새끼 물고기 치어의 생태에 미치는 영향'(Environmentally relevant concentrations of microplastic particles influence larval fish ecology) 논문을 직권으로 철회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데이터가 사실상 없었으며 실제 실험이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 파일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시작했다고 뢴스테트 등이 주장한 날짜 이후에야 생명윤리 관련 연구 승인이 내려진 사실도 드러났다. 연구를 아예 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뢴스테트는 연구 데이터가 없는 이유로 "논문 발표 이후 데이터 대부분이 들어 있던 랩톱 컴퓨터가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이언스 논문에는 데이터가 웁살라대의 데이터 은행에 저장돼 있다고 적혀 있었다. 웁살라대 연구윤리 규정에도 데이터 백업을 필수로 하도록 돼 있었다.

뢴스테트와 에클뢰프 교수는 논문에서 유럽 농어 치어들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미세입자를 섭취하기 때문에 성장이 느려지고 포식자들에게 먹히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는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논문이 발표된 직후 발트해의 고틀란드 섬에 있는 아르 연구소에서 현장연구를 하던 연구자들 여러 명이 이 논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논문 발표자들이 실제 실험 현장에서 머물렀던 기간이 짧아 연구를 제대로 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웁살라대는 연구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 예비조사를 했으나 '입증할 수 없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이런 정황은 연구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으로 해석돼 대학 자체의 공신력에도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스웨덴 최고의 명문 종합대이자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웁살라대학의 입장이 난처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