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펀드 자산운용규모 기준 국내 1위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 자산관리회사(PM)인 메이트플러스의 지분 일부를 계열사를 통해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자산운용사(AM) 뿐만 아니라 PM 등의 역할까지 맡아 종합 부동산 회사로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평한다. 그러나 영역 파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뒤따르고 있다. 

지난 2월 메이트플러스는 임대관리를 맡고 있던 동탄 메타폴리스 B동 상가 화재로 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를 당했다. 화재의 초기 진압 실패가 소방시설 미작동 등으로 밝혀지면서 사고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 메이트플러스가 상가의 시설관리(FM) 회사인 서브원으로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가압류를 당하는 등 보상금 부담 때문에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서브원은 건물주, 메이트플러스와 함께 사고 보상에 공동책임을 지기로 했고 보상금 조달을 위해 메이트플러스에 가압류를 신청했지만 지난달 해제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자회사로 자산관리업체인 코어밸류가 자금난에 빠진 메이트플러스의 요청에 따라 지분을 절반 이상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됐다. 

부동산 회사들을 업무별로 분류해 보면, AM 회사가 금융 투자 상품 개발 등으로 자금 조달과 운용을 맡고 FM 회사는 시설관리를 맡아 건물의 유지·관리를 담당한다. 그리고 메이트플러스와 같은 PM 회사들은 통상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한 오피스 빌딩의 자산관리를 위탁받아 실물자산 관리, 임대차 관리, 운영수익 향상, 투자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일반적으로는 AM 회사가 건물 매입부터 매입이 완료된 후 빌딩 운영, 또 매각을 위해 PM 회사와 계약을 맺고, 다시 PM사가 FM사를 선정해 시설 관리를 맡긴다. 국내에는 메이트플러스, 젠스타, 신영에셋, 교보리얼코, 서브원 등의 국내 회사들과 세빌스 코리아,  CBRE 코리아, 쿠시먼앤웨이크필드 등의 외국계 회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단기간 내에 국내 굴지의 AM업체로 성장한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서울 ‘쌈지길’을 매입 후, 전문 자산관리 회사에 맡기지 않고 자회사 코어밸류를 설립하고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서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때문에 이지스자산운용의 메이트플러스 인수는 PM 사업 확장으로 읽힌다. 

메이트플러스와 이지스자산운용의 자회사 코어밸류 등은 전과 같이 따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관리회사인 메이트플러스를 통해 정보 등이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업계에서는 "메이트플러스와 같은 PM사는 다수의 자산운용사들과 일을 하는데 자산운용사들 간에 예민한 정보가 모회사인 이지스로 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화재 사건 때문에 이지스가 메이트플러스 측에 긴급 자금을 투자한 것이라고 본다"면서 "정보 유출 문제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자산운용사들은 서로 경쟁관계인데 이지스가 가진 PM회사에 일을 주기 어렵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아직 인수 결정 이외에 정해진 것이 없다. 섣부른 판단을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메이트플러스는 지난 2009년 삼성생명 계열의 PM사인 샘스(SAMS)가 메이트플러스와 젠스타 둘로 분리되어 나온 이후 미국 컬리어스와 부동산 관리 합작회사 ‘컬리어스 인터내셔널 코리아(CIK)’를 설립하기도 했다. 컬리어스와의 계약도 올 6월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