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결정짓는 다섯가지 선택> 로버트 마이클 지음, 안기순 옮김, 책세상 펴냄

 

학업, 직업, 결혼, 출산, 건강이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 결정에 대해 다룬 책이다. 미국의 1800만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30년간의 추적조사를 근거로 젊은 세대가 학업, 직업, 결혼, 출산, 건강 습관에 관련해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밝힌다. 이를 토대로 인생 최대의 결정을 위한 경제학자의 명쾌한 조언을 담았다.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등 일상의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대학을 가야 하는지, 취업을 해야 하는지, 결혼은 해야 하는지, 아이는 낳아야 하는지 등 때로는 평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인생은 그 무수한 선택들의 중첩으로 이루어진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운명의 두 기둥 사이에서 선택은 인간의 권리이자 책임이다.

문제는 이 같은 중대한 결정들을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젊은 시절에 내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학력, 직업, 결혼, 출산, 건강에 대한 선택은 나중에 되돌릴 수 없고 바꿀 수 있다고 해도 대가가 따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택의 중요성을 몰라서, 어떻게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몰라서, 혹은 눈앞의 명시적인 것만 고려하느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기회, 비용, 능력 등의 가능성과 한계를 간과한다.

이 책은 인생을 건 선택을 해야 하는 ‘결정의 순간’에 불확실성을 줄이고 리스크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제공한다. 경제학자인 저자는 바람직한 선택을 위해 점검해야 할 요소로 내면의 가치, 선호, 능력, 기회를 꼽고, 개인이 주관에 따라 판단할 ‘가치’와 ‘선호’를 제외한 ‘능력’과 ‘기회’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책은 두 가지 유용한 도구를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바로 ‘개념’과 ‘사실’이다. 첫째, 선택을 요구하는 희소성의 문제,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의 비교를 통한 시간선호와 기회비용, 시장에서의 거래에 비교되는 구인구직과 배우자 선택, 타인은 물론 보다 큰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효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제학 개념이 합리적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효과적인 수단을 제공해준다. 둘째 수치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가까운 과거의 젊은 세대가 선택한 결과를 보여준다.

다섯 가지 선택은 장기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 때문에 현재 대 미래의 ‘시간선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학 교육을 받아 미래 소득으로 10~15%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저리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 교육을 받는 것이 재정적으로 현명하다. 반면 교육에 드는 시간은 ‘기회비용’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동거하는 파트너를 원하는 주요 이유에는 협업의 효율성이 고려된다. 가정에서의 활동에도 규모의 경제가 가동한다.

책에서는 주택 장만과 자녀양육비를 두고 어떤 선택이 합리적인지 따져보기도 한다. 두 선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첫째,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는 전체 가격을 고려하고, 매도인과 매수인이 주택 매매가격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아기는 자리에 앉아 부모와 비용을 흥정하지 않는다. 부모는 주택을 사든 자녀를 양육하든 20여년 동안 비용을 지불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두 경우에 들어가는 총 금액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 지불 방법, 지불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사태 등은 매우 다르다.

둘째,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결정을 나중에 뒤집을 수도 있고 사들인 주택을 다시 팔 수도 있다. 하지만 자녀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자녀 출산도 주택 구매처럼 일종의 투자이기는 하지만 ‘비유동성’ 투자이다. 자녀는 주택과 달리 원래 획득했던 시장으로 돌려보낼 수 없고 나중에 팔 수도 없다. 그래서 자녀에 관한 선택이 그토록 중요한 것이다. 선택은 본질적으로 뒤집을 수 없을 뿐더러 부모를 평생 따라다닌다. 자녀 양육은 매우 많은 측면에서 비용이 들지만 대부분 깜짝 놀랄 만큼 보람이 크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을 가리켜 “B와 D 사이의 C”라고 말했다. 모든 생명은 Birth(출생)와 동시에 Death(죽음)을 수반하며, 삶의 매 순간마다 Choice(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어 그 선택에 따라 삶이 Change(변화)된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어떤 결정을 하든 자신을 중심에 놓되 “당신의 선택으로 행동을 결정하고 나면 행동이 당신을 정의한다”고 강조한다.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