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이다. 유통업계에서는 ‘5월 특수’를 노리고 저마다 다양한 할인 행사와 가족 겨냥 이벤트를 열고 있다. 아울러, 특별히 이 시기에 맞춰 새롭게 마트나 아웃렛을 오픈하는 등 유통업계가 소비자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새롭게 선보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지향하는 콘셉트가 ‘가족 지향적’이라 소비자들이 방문할 곳이 더욱 늘었고, 반응 역시 좋아 5월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온 가족이 즐기는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형’ 매장을 선보이는 것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젊은 주부와 아빠, 그리고 어린 자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쇼핑 공간이 주목된다.

주로 여성들을 위한 쇼핑 존, 남성들을 위한 전문점,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키즈 존 등이 한 공간에 구성되어 있어 가족 모두가 쇼핑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즐기고 쉬는 콘셉트의 공간들이 부쩍 늘었다. 실제로 최근 오픈한 아웃렛의 경우, 아이들을 위한 초대형 키즈존을 구성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 행보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40만6300명에 불과했다. 결혼 건수는 28만1700건으로 1974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아울러 가임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아이의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에 이어 지난해 1.17명으로 0.07명 감소했다.

사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가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를 겨냥해 옷을 바꿔 입는 이유는 명백하다. 젊은 주부가 소비의 핵심이고, 이들이 한 자녀에 투자하는 비용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한 1가구 1자녀가 보편화되고 있지만,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한 선물의 판매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유통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모들은 자신을 위한 소비는 줄이지만 아이를 위한 지출일 경우 아낌없이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히 이뤄지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유통가의 대책은 아직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인구 증가로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65세 이상의 우리나라 고령화 인구현황은 오는 2018년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 5061만명 인구에 731만명으로 약 14%의 비율로 오게 되며, 오는 2030년도에는 노령인구가 전체의 2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실버산업 역시 성장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규모는 지난 2012년 기준 2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오는 2020년에는 72조8000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이나 대형 몰에 가면 실버 세대가 젊은 세대와 함께 어울려 안전하고 편안하게 쇼핑을 하고, 즐기고 볼거리는 없어 보인다.

편의점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일본의 경우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신선식품과 실버세대를 겨냥한 도시락까지 구비되어 있다. 우리나라 편의점 역시 일본과 비슷한 추세로 흘러간다고 예상되지만, 아직까지는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 출시에만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5월 가정의 달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실버 세대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유통업계에서 만들 순 없는 것일까. 특히, 요즘 유통가에서는 쇼핑보다는 체험과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실버 세대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고민과 결과가 나와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