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산업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4.4%씩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왔다.

중국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인구고령화가 성장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또 항암제 및 면역조절제제 부문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관련 신약에 대한 R&D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中 제약시장 공략으로 성장 이끄나

▲ 한국 제약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4.4%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제약시장을 공략한다면 말이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한국 간 파트너십의 균열이 제약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이미지투데이

IMS Health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 ‘IMS Market Prognosis 20172021, South Korea’에 따르면, 연평균 2.3%의 실질 GDP 성장이 예상되는 우리나라는 주요 교역 파트너 중 하나인 중국의 경제가 잠시 주춤한 후 소비자 및 서비스 지향 시장으로 바뀌는 것을 발판으로 수출 기회가 늘어나면서 2021년에 이르면 수출이 성장 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 제약시장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제약 시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020년 중국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12% 성장해 1억 6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국내·외 제약사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라 불린다.

문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간-한국 간 파트너십에 균열이 가고 있는 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지속되면 제약·바이오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평가절하가 높은 수입 가격으로 이어져 2021년까지 연평균 1.4%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속적인 처방 적정성 모니터링과 비윤리적 마케팅 활동에 의한 처방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의약품 사용 지출의 성장을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빠른 고령화, 노화 치료 관련 의약품 지출 증가시켜  
한국의 인구 고령화가 제약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 한국 인구의 빠른 고령화는 노화 관련 질환 치료제에 대한 지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고령친화 의약품 시장은 2012년 3조7791억원에서 2020년 약 10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한국 여성 평균 기대수명이 2015년 85.2세에서 2030년이면 90세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남성의 기대 수명 역시 2015년 79.0세에서 2030년 84.1세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미 지난 2000년 노인 인구가 7.2%를 기록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의 예측에 따르면 고령사회는 2018년(14.3%)에, 초고령 사회는 2026년(20.8%)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인구의 빠른 고령화는 2021년까지 노화 관련 질환 치료제에 대한 지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5세 이상 환자의 국민건강보험 지출은 전체 진료비의 거의 39%에 이르는 25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가 약 13%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지출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조사분석팀의 ‘노화대응 신체활력 기술개발 현황 및 제언’에 따르면 전세계 노화 관련 질환 치료제 시장은 2011년 1692억 달러(약 183조원)에서 연평균 4.3% 성장해 2018년 2272억 달러(약 24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고령친화 의약품 시장은 2012년 3조7791억원에서 2020년 약 10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의약품 산업에서 고령친화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7.9%에서 48.3%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지출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5년 후에는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돼, 정부가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제네릭 시장 변화 미미, 항암제·소화기계용제 성장 예상
한국의 제네릭(generic, 복제약) 시장 점유율은 향후 5년 간 계속 30% 대를 유지하며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EU5 등이 포함된 주요 선진 시장(16.8%) 보다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제네릭이 off-patent 오리지널과 비슷한 가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판매량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가 이와 같은 점유율을 설명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제네릭 처방과 제네릭 대체에 대한 가격 인센티브가 충분한 동기부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추가로 주목할 점은 지난해 한국의 오리지널 점유율 45.2%중 off-patent 오리지널이 절반 가까이 되는 반면, 선진시장은 73.8% 중 1/5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곧 patent 오리지널에 대한 지출이 한국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오리지널 제품군 내에서도 patent 오리지널 약제비 지출 성장의 잠재력이 향후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치료제 부문에서는 항암제 및 면역조절제제가 연평균 8.5%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높은 판매량을 차지하는 당뇨병 및 소화기계용제 역시 5.2% 성장해 전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신약에 대한 R&D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신성 항감염성 물질의 경우 C형 간염제의 영향력이 줄어들며 성장률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MS Health 허경화 사장은 “2021년까지 한국의 제약시장 예상 연평균성장률은 4.4%로, 미국을 제외한 선진시장의 평균 성장률인 2.1%와 GDP 성장률 2.3%를 모두 두 배 가까이 상회한다”며 한국 제약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제네릭 및 오리지널 지출 패턴은) 기타 선진 시장이 보이고 있는 트렌드와는 분명 다르게 가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지닌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이 신약에 대한 향후 약제비 지출 성장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