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에코룩(Echo Look)이라는 별도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했다. 타원형의 스탠드형 핸즈 프리 카메라 형태며 인공지능 알렉사의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사실 에코룩은 지난 3월 단서가 나온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가정용 보안 카메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현재의 에코룩은 핸즈 프리 카메라이자 스타일 어시스턴트 기능을 지원하는 단말로 확인됐다.

심도 인식 기능과 함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한 전신 셀카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까지 지원한다. 나아가 에코룩은 아마존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에코룩. 출처=디지에코

이에 KT경제경영연구소가 운영하는 디지에코는 최근 출시된 에코룩이 아마존의 생태계 전략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단서라고 분석했다.

에코룩의 기본적인 기능은 카메라 촬영 시 4개의 LED를 밝혀 조명을 지원하며, 음성으로 전신 이미지나 앞뒤 360도로 의상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 촬영도 가능하다. 360도 이미지의 경우 화면을 좌우로 움직여 확인을 하는 형태다.

또 촬영한 이미지나 동영상을 전용 앱에 업로드해 자신만의 룩북(lookbook)을 만들 수 있으며, 룩북에서 선택한 이미지를 지인과 공유하거나 신규 서비스인 스타일 체크에 업로드해 인공지능과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룩북을 기반으로 새로운 브랜드나 스타일을 추천해 주는 기능도 지원하며 가격은 199달러다.

에코룩은 전신 사진을 촬영한 후 전용 앱을 통해 의상을 확인하고 유사한 스타일까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카메라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단말+스크린(앱)을 통해 스마트 거울의 일부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향후 카메라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 추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증강현실 생태계 강화도 가능하다는 것이 디지에코의 분석이다.

서비스 고도화의 관점에서 에코룩의 활용도도 눈길을 끈다. 카메라는 심도 인식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이용자의 정확한 신체 치수 파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용자의 신체 치수를 활용해 맞춤형 의류를 제작해 주는 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에코에 따르면 미국 Cala사의 경우 3D 바디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매장 방문 없이도 맞춤형 의류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아마존도 에코룩을 활용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 Cala 서비스. 출처=디지에코

아마존이 온디맨드 의류 생산 시스템 특허를 취득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에 디지에코는 향후 아마존이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이용자의 주문이 들어오면 신체 치수에 기초해 의상을 제작하고 바로 배송을 해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을 통해 의류 주문을 받으면, 연결되어 있는 생산 공장에 제작 주문이 전달되고 로봇이 제단에서부터 제봉까지 담당해 의류를 제작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에코룩의 노림수를 확인할 수 있다. 디지에코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6년 2월 기준 적어도 7개의 자체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1월에는 자체 의류 브랜드에 스포츠웨어도 추가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 대목에서 아마존이 의류 전용 서비스를 출시한 것으로 볼 때 자체 의류 브랜드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의상과 선호하는 스타일 데이터를 수집한 후 해당 데이터에 기반해 다수 사용자들이 선호할만한 신규 제품을 생산하고 전용 앱을 통해서도 판매를 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추후 완전 자동화 생산 공장을 개별 지역에 구축한 후 이용자 맞춤형 의류를 단기간에 제작해 바로 이용자의 가정까지 배달해 준다면 아마존 자체 브랜드 의류를 찾는 고객이 크게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디지에코의 판단이다.

여기에 아마존의 생태계 전략을 덧대어 볼 수 있다.

▲ 아마존 온디맨드 의류 생산 시스템. 출처=디지에코

현재 아마존은 이커머스 기업으로 출발하면서 일종의 자사 중심의 강력한 생태계 전략을 추구한 바 있다. 일종의 아마존 월드를 통해 이용자들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촘촘한 전략을 짠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시다. 버튼형 주문 솔루션인 대시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마존의 항공 밀 물류, 기타 ICT 기술력이 연결되어 생태계는 더욱 탄탄해진다. 아마존 인공지능 에코의 등장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실패로 끝났지만 스마트폰 파이어폰의 실험도 이를 위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아마존은 알렉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이커머스 플랫폼을 연결하고, 나아가 강력한 수직계열화 및 생태계 전략을 더욱 디테일하게 추구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세계를 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코룩이 이러한 아마존의 야심을 잘 보여주는 단서로 보인다.

에코룩은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특화된 플랫폼을 제공, 나아가 자체 브랜드 의류의 강화로 수익성과 수직계열화 생태계의 강점을 보완하는 장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