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담보대출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이사철을 맞은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대출 금리와 집값마저 높아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감은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번에 큰돈을 빌려 아파트를 산다'는 식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내 집 마련을 위한 전략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 6억원 돌파

KB국민은행 주택 가격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억17만원이다. 이는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5억9861억원) 보다 156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KB국민은행이 가격 동향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6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6억원을 넘어선 만큼 대출 없이 아파트를 살수 있는 금융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세대주택, 빌라, 오피스텔 같은 대체상품으로 시야를 넓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체상품은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향후 재개발 가능성을 따져볼 때 아파트 입주권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구매를 희망한다면 신규 분양을 선택하는 게 경제적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의 경우 분양가 중 10~20%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입주 시기가 유예되는 만큼 자금을 확보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입주 시점에도 자금이 부족하다면 전세나 월세를 놓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결국 문제는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분기별 가계대출 한도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은행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은 당국에게 분기별 가계대출 목표량을 제출했다"며 "분기별 목표량은 그간 대출 평균치를 상회하지 않는 선이었으며 목표량 초과 은행에 대한 현장점검도 나서겠다는 뜻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2금융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을 전년 대비 50% 이하로 줄이라고 주문했었다.

은행권 대출금리도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 '2017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올해 3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21%로 2월보다 0.02%포인트(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7월 2.66%에서 8월 2.70%로 오른 이후 8개월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거라고 전망했다. 그간 해왔던 방법으로는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을 공산이 크다. 임 위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들어 한 차례 오르면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가계대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까닭에 대출 받기는 점점 어려워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