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로이터 TV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로이터 통신과 기자 회견을 갖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과 관련해 “아주 중대한 충돌이 일어날 수 있지만, 우선은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의 여러 대통령을 괴롭혀 왔다면서, 새 행정부는 이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원하며 군사적 수단을 취하는 대신 다양한 경제적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가) 매우 어렵군요.”

취임 100일을 맞아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42분 동안 진행된 회견은 글로벌 이슈에 초점이 맞춰졌고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이 거론됐지만, 북한과 한국 문제에 이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로이터 통신이 꼽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 6가지 중 3가지가 한반도에 관한 것이었다. 북한 문제를 특히 강조했고, 한국에 관한 발언 2가지가 포함됐다. 그 두 가지 발언이 '사드 비용 10억 달러'와 '한미 FTA 재협상'이었다.

그는 한국이 약 10억 달러(1조 1300억원)에 달하는 미국의 사드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비용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미국 전직 국무부 관리는 로이터에 "미국은 사드를 한반도 내 다른 미국 무기 체계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무기로 보유하고 싶다. 미국이 소유하고, 유지하고, 재배치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판매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성명을 발표하고 "한미는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관련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는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혀 향후 이 문제를 두고 양국이 논란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작년 2월 미국 측과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한 논의에 공식적으로 착수한 시점부터 사드 배치 비용 문제는 SOFA에 따를 것이라고 누누이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았다.

한국과의 무역 적자가 "끔찍할 정도로" 심각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재협상하거나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제 재협상을 발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주 곧. 아니 지금 발표하고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한미 FTA는 한쪽 당사국이 다른 당사국에 협정 종료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되게 돼 있다. 따라서 양국의 협의가 필요한 재협상과 달리 미국의 의지만으로 한미 FTA 종료가 가능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김정은이 이성적이라는 가정하에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도 '혼돈'과 '죽음'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그를 잘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