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가 최근 출시한 대형 SUV ‘G4 렉스턴’ / 출처 = 쌍용자동차

지난해 9년만에 흑자를 달성하며 부활 날개를 펼친 쌍용자동차가 올해 1분기에는 주춤했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5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적자전환했다고 28일 공시했다. 판매는 3만4228대, 매출액은 78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1.7% 늘었지만 환율 등 악재로 인해 매출액이 3.0% 감소했다.

탄탄해진 안방···해외시장은 아직

올해 1분기 쌍용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3만422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2만4350대를 소화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성장했지만, 수출은 9878대로 10.6% 줄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내수를 살펴보면 티볼리 브랜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월 판매량이 1만4076대(티볼리 에어 포함)로 지난해보다 23.5% 많아졌다.

다른 차종들의 경우 대부분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부분변경으로 출시된 코란도 C의 경우 2352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5.7% 떨어진 성적표를 받았다. 코란도스포츠(5869대, -1.3%), 코란도투리스모(976대, -26.9%), 렉스턴 W(882대, -25.1%) 등도 부진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코란도(1880대), 렉스턴 W(1121대), 로디우스(743대) 등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티볼리 판매가 4538대로 지난해(5961대) 대비 23.9% 빠졌다. 유럽·중동 등에서 티볼리를 론칭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기존에 큰 비중을 차지한 러시아 시장의 침체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매출액은 3.0% 감소한 7887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용증가와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고전했다는 게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환율 악재에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3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만 놓고 봤을 때는 티볼리의 비중이 더욱 높아진 것이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분기의 티볼리 판매는 1만1393대로 내수 전체 실적(2만2622대)의 50.3% 수준이었다. 올해는 1만4076대로 그 비중이 57.8%로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액 하락의 원인으로, 전체 실적에서 가장 판매 단가가 낮은 티볼리 판매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판매대수가 늘었지만 매출이 줄게 된 원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2분기부터는 상황이 다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가 최근 대형 SUV ‘G4 렉스턴’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마케팅 활동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G4 렉스턴은 쌍용차가 ‘프리미엄 SUV'를 표방해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로 회사의 수익성 개선과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쌍용차 측은 앞서 이 차의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2만대로 설정한 바 있다. 5월부터 본격 인도가 된다고 가정했을 때 월평균 2500여대 판매를 예상하는 셈이다.

쌍용차가 ▲기존 국내 판매 중인 렉스턴 W와 간섭효과가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점 ▲해외에서는 수요에 맞게 렉스턴 W와 다른 활로를 열 수 있다는 점 ▲대형에서 소형 SUV로 신차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경쟁사(현대·기아차 등)와 전략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긍정적 요소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 역시 “내수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G4 렉스턴이 5월부터 판매되는 만큼 물량 증대와 점진적인 손익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재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쌍용차는 티볼리 한 차종의 성공으로 2016년 흑자로 전환했다”며 “티볼리의 선방이 지속되면서 렉스턴이 부활한다면 본격적인 이익 성장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생산공장 설립 진행 여부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을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워낙 변수가 많다보니 정확한 시기는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