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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주주행동주의의 산물인가“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끝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소식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자사주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론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이 됐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배경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다. 삼성전자 주주들에게 삼성전자는 최고의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는 향후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다.

▲ 출처:뉴시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체제가 사업 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계열사 지분 정리, 금산법과 보험업법 관련 이슈, 각종 법안 개정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지주사 전환을 철회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발표다. 자사주는 인적분할 시 지주사가 사업사의 지분율을 높이는 데 활용돼왔다. 인적분할 통한 지주사 혹은 대주주가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자사주의 마법’이라고 불린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소각하는 자사주는 보통주 1798만1686주(12.9%) 우선주 322만9693주(15.9%)로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13.3%에 달하며 시가로는 40조원이 넘는다.

만약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만 했다면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된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을 통해 이러한 의구심의 눈초리조차 싹을 잘라버렸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2015년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관이 없다는 주장에 일부 당위성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당시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구 삼성물산에 불리한 조건이었으나 국민연금이 ‘외압’에 의해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도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삼성전자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된 이후 삼성전자는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 삼성전자 지주사는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부각됐다. 즉,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결국 삼성전자와의 합병으로도 이어져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까지 삼성전자 측은 지주사 전환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의 지주사·사업사 분할과 거액의 특별배당을 요구했다. 엘리엇 산하의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삼성전자의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의 서한은 시기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당시 회사가 분할할 경우 분할하는 회사가 보유하는 자사주에 대해 분할된 신설회사의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이었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쉽게 말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인적분할시 자사주를 이용한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할 것이라면 ‘스피드’가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 지주사 전환을 스스로 발표하기도 어려웠다. 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결국 삼성전자와의 합병으로 이어져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함이었다는 시장의 ‘의심’이 ‘확신’으로 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엘리엇의 제안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및 자사주 관련 상법 개정안 시기가 모호한 경계에서 등장했으며 삼성전자는 작년 11월부터 지주사 전환을 검토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이다. 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삼성전자가 지주사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자사주의 마법’이 언젠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지속됐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은 결과론적으로 주주환원정책임이 분명해졌으며 삼성전자의 지주사 가능성은 제로(0)%가 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사주를 활용한 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없어졌지만 그룹 순환출자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자사주 소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고 이러한 흐름은 최근까지 국내 증시 전반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수차례 지적됐던 여러 기업들의 편법 승계가 이제는 ‘그들만의 리그’로 이뤄질 수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주주행동주의 등이 확산되는 등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경영자와 주주의 소통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재벌들이 자신들의 이익만 취하려 한다면 주주들로부터 외면 혹은 공격을 받게 되고 이는 결국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지난 2015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시기부터 소각 발표 시점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100%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 주주들에게 있어서 삼성전자는 최고의 기업임은 분명하다. 이는 향후 새롭게 전개될 수 있는 삼성그룹지배구조 개편에 있어서도 주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성규 기자  |  dark1053@econovill.com  |  승인 2017.04.28  07: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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