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7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9215억원, 매출은 14조6572억원이다. 1분기로 비교하면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전 분기 기준으로 보면 2009년 2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영업실적이다.

생활가전이 영업이익 호조세를 견인한 가운데 스마트폰 영업적자가 극적으로 줄어든 대목이 눈길을 끈다.

▲ 출처=LG전자

강렬한 가전과 TV, 미래의 VC 눈길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208억원, 매출 4조63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8% 늘었으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고다. 분기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인 11.2%를 달성한 지점도 눈길을 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주력상품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공기청정기 등 신성장 제품의 성장세가 동시에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도 놀랍다. 영업이익 3822억원, 매출 4조3261억원을 기록했다. 신흥시장의 수요 침체가 있었지만 북미, 한국, 중남미 등에서 성장하며 선방했다는 후문이다.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 증가, 지속적인 원가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1분기 기준으로는 최고성적을 거뒀다.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는 영업손실 145억원, 매출액 8764억원을 기록했다. GM 등 주요 거래선에 본격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면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8% 증가했다. 점점 사이즈를 키우고 있다는 뜻이다. VC사업본부의 경우 당장의 수익을 위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점점 몸집을 불려가는 것 자체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21:9 모니터. 출처=LG전자

스마트폰, “많이 좋아졌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상반기 LG G5 실패의 악몽에서 일정정도 벗어나는 분위기다. 영업손실 2억원, 매출 3조122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자지만 지난해 4분기 무려 46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깜짝반전이다.

LG G5 악몽에서 벗어나는 한편,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해온 사업구조 개선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X시리즈와 K시리즈에 집중하며 중저가 라인업을 내세운 점유율 확보도 준수했다.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48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전 분기 대비 5% 증가 했다.

LG전자 휴대폰 판매량 중 LTE 스마트폰 비중이 90%에 육박한 지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앞으로 LTE 특허 경쟁력을 앞세워 인공지능, 페이 등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LG G6가 갤럭시S8의 기세에 눌려 어려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라인업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일단 MC사업본부는 체질개선과 최소한의 점유율 방어 등을 통해 영업적자를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으나, 앞으로의 싸움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LG G6. 출처=LG전자

앞으로는 어떨까?

일반적으로 생활가전 사업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2분기에 에어컨, 냉장고 등의 수요가 증가한다. 올해 1분기 놀라운 성적을 거둔 상태에서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동력이 있다는 뜻이다.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예상된다.

MC사업본부는 LG G6의 해외 출시 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강력한 마케팅을 통한 존재감 가다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TV 시장의 수요 정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북미, 중남미, 아시아 등에서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와 나노셀 TV를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가운데 건전한 수익구조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VC사업본부는 긴 호흡으로 간다. LG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컨버전스 기술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객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