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층 스카이 데크에서 본 서울 전경. 출처=롯데월드타워

서울 하면 떠오르는 빌딩이 바뀌었다. 규모면 규모, 높이면 높이, 모든 면에서 서울 N타워나 63빌딩을 압도하는 롯데월드타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500m 상공에서 펼쳐지는 속 시원한 전경은 말할 것도 없는데, 날씨가 좋으면 가시거리가 최대 40km에 이른다고 한다. 기자로서 이런 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보는 게 상책이다. 마침 가족들과 함께 전망대에 오른 그 날, 하늘이 도움을 주었다.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씨 덕에 서울 전역은 물론 저 멀리 인천 송도까지 시야에 담을 수 있었다. 줄곧 서울에서 산 사람이 이 정도니 지방에서 올라오거나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고 말 것이다.  

 

▲ 세계 5위권 마천루 롯데월드타워. 출처=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는 팩트 체크만으로도 놀라움 그 자체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0년 11월 착공에 들어가 2016년 12월말 준공까지 6년 3개월의 공사 기간이 소요됐다. 국내 최고의 마천루를 세우는 데 들어간 철골은 약 5만 톤으로 에펠탑 7개를 세울 수 있는 물량이다. 한술 더 떠 콘크리트는 32평 아파트 3,500세대를 지을 수 있는 분량이 투입됐다. 하지만 놀라기에는 아직 이르다. ‘서울스카이’라 명명한 전망대야말로 이 역대급 건축물의 하이라이트다. 이름에서부터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꿨다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듯하다. 실제로 서울 스카이는 3개 부문에서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등재됐다. 지상 478m(118층) 높이에 시공한 스카이 데크는 ‘가장 높은 유리바닥 전망대’가 되었고, 496m(지하 2층부터 121층 구간)를 초고속으로 운행하는 스카이 셔틀은 ‘최장 수송 거리와 가장 빠른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로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지하 1층의 미디어 영상. 출처=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 그리고 117층부터 123층까지 총 9개 층을 통칭한다. 서울스카이 측의 설명에 따르면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피플 카운트 시스템 활용, 시간당 900명 수준의 입장객 수를 유지한다. 가격은 성인 한 명당 2만7000원. 꽤 비싼 관람료를 내고 꽤 긴 줄을 서야 하지만 사람들 표정에서 불만이나 지루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아니, 그럴 새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지하 1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원기둥에서는 음양오행설을 표현한 영상 ‘한국의 기원’이, 천장에서는 ‘한국의 탄생’이란 매혹적인 영상이 나와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정해진 동선을 따라 내려간 지하 2층에서는 롯데월드타워의 철골조 뼈대부터 타워 완성까지의 과정을 3D로 보여주는 메가 컬럼, 한국의 자연미와 세계 속 마천루 등의 영상으로 화려하게 채운 미디어 월, 신비로움과 상징성을 강조한 수호목 등 더욱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미디어 영상이 펼쳐졌다. 다시 돌아온 지하 1층에서 118층까지 올라가는 데는 1분이면 족했다. 2개의 엘리베이터가 상하로 붙어 함께 움직이는 더블데크 엘리베이터인 스카이 셔틀의 위력이다. 그 1분조차도 딴짓을 할 틈은 없었다. 엘리베이터 내부 벽 삼면과 천장에 설치한 15개의 올레드 디스플레이에서 재생되는 영상이 마치 4D 영화라도 보는 듯 신기하다. 높이에 따라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역사를 훑어보는 흥미로운 시공간 체험을 하는 셈인데, 그 몰입도가 상당했다.

 

▲ 118층 스카이 데크 인증샷은 필수 코스. 사진=정석헌

엘리베이터 문이 처음 열리는 곳은 서울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118층이다. 이미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손에 꼽는 핫 플레이스도 바로 이곳에 있는 스카이 데크이다. 478m 높이의 스카이 데크에 발을 디디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 짜릿하다. 투명한 유리바닥 아래로 점만한 크기의 사람과 자동차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장난감 같은 건물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것이 서 있는 곳의 높이를 실감하게 된다. 45mm의 접합 강화유리로 제작된 스카이 데크는 ㎡당 1톤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다시 말해 체중 75kg인 사람 222명까지 동시에 올라가도 끄떡없다는 것이다. 118층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처음부터 투명한 유리로 전율을 선사하는 ‘한강 뷰’와 달리 반대편에 위치한 ‘남한산성 뷰’의 스카이 데크는 그야말로 매직이다. 평소에는 불투명한 회색빛 유리 바닥이 스위치를 켜면 투명하게 바뀌는 매직 스카이 데크가 있기 때문이다. 발밑으로 까마득한 풍경이 드러나는 순간만큼은, 스릴 어트랙션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120층에 있는 스카이 테라스는 창을 통해 보는 게 아니라 아예 밖으로 나가 자연광과 바람을 맞으며 경치를 감상하는 신선한 방식으로 인기가 좋다. 전망대 최고층인 123층에는 프리미엄 라운지 바인 123 라운지가 있다. 낮에는 애프터눈 티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로 운영되고, 저녁에는 압도적인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는 라운지로 변한다. 야경은 사진으로만 보는데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의 황홀경이다.  

서울스카이에서는 롯데월드의 28년 노하우를 살린 펀하고 디테일한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어서 낙담한 사람들을 위해 맑은 날 전망대에서 보이는 뷰를 118층 대형 스크린에 영상으로 옮겨놓은 스카이 시어터 공연이 좋은 예이다. 언제 이곳에 다시 올지 기약이 없는 사람들로 붐비는 사진과 기념품 코너도 인상적이다. 지하 1층에서는 대규모 단체 사진과 다양한 배경 합성이 가능한 크로마키 촬영을 할 수 있다. 117층에서 입장권을 QR 리더기에 스캔해 셀프 촬영을 할 수 있는 오토 캡처 시스템을 이용해도 좋다. 118층 스카이 데크에서는 직원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면 지미집을 활용해 높은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기념품 코너에 가보니 역시 캐릭터가 대세이다. 타워 모양을 형상화한 ‘타워 로타’를 비롯해 서울스카이가 자체 개발한 캐릭터 친구가 넷이나 활약하고 있다.

여기서는 간발의 차로 지갑을 열지 않았다. 아이들이 더 원한 건 119층의 캐릭터 디저트 카페에서 파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이었다. 하지만 야외 잔디 광장의 ‘레고, 꽃이 되다’ 행사장에서 두 아이의 어린이날 선물로 레고를 사주지 않을 수 없었고, 행복해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롯데월드몰 5층에 있는 ‘대장금’에서 다소 거한 한정식 세트를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걸 롯데월드타워가 해낸 셈이다.

나라도 기업도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이럴 때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금 모으기 운동처럼 어려운 것만이 아니다. 합리적인 선에서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 또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