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애그리테크 관련 정책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지방자치단체다. 대구경북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경상북도청 내에 친환경농업과, 축산경영과, ICT융합산업과 등 3개 부서가 애그리테크 관련 행정을 전담하고 있다. 이 지역 농업, 관광 정책 분야 전문가인 김영택 경북관광진흥원 이사장은 ‘지역재생에 관심이 많은 김관용 경북지사의 관점을 적극 반영, 경상북도가 다양한 형태의 시범사업을 이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SNS 빅데이터상에서도 경북 지역의 농업 관련 비중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자체 조사로 농업 기술과 관련된 장소와 관련된 데이터들을 수집해본 결과 전체 19만2781건(2016년 4월 1일부터 2017년 4월 1일까지) 중 1413건이 ‘경북’(전체 순위 5위)을 적시할 정도였다. 지자체 차원의 꾸준한 지원과 다양한 사례 발굴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몇 가지 성공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김영택 경북관광진흥원 이사장은 ‘클린 성주 참외팜 창조마을 조성 사업의 경우 기가(Giga) 인프라 적용을 통해 사물인터넷이 농촌에 테스트베드로 적용된 케이스’라고 언급했다. 2016년에는 대구의 인접 지역인 군위군에서 인공광과 태양광을 종합한 하이브리드형 식물 공장이 구축됐다. ICT를 바탕으로 한 재배 농법의 혁신은 물론, 신재생에너지까지 적용된 혁신 인프라 사례로 볼 수 있다.

 

 

꾸준한 설비투자와 관심이 지자체 애그리테크 핵심 성공요인

경상북도의 경우 시설원예 실용기술 및 스마트폰을 활용한 시설 내 채소 재배 사업 등이 집중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실내 하우스에서 스마트폰으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해 농작물의 생육조건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 이를 채택한 농가들이 그렇지 않은 농가보다 77.3%의 노동 효율성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닐하우스 자동 개폐 기능과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 기능이 탑재된 딸기 재배 시스템 역시 인기다. 영주 지역에서는 스마트팜을 딸기재배 기반 시스템으로 채택한 소백산 딸기작목반원 6명이 연간 4~5톤의 딸기를 생산하는 등 애그리테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애그리테크가 지역 농업 차원에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농민들이 작황에 대한 자부심 못지않게 시스템 기반 농업에 대한 열린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둘째, 채택 농민들의 연령대가 일반적인 농민들보다 젊어야 한다. 경북 지역의 경우 농민들 대부분이 고령이기 때문에 새로운 농법에 대해 폐쇄적인 편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농협 조합장은 ‘농기계와 스마트팜에 들이는 돈을 아까워하는 고령층 농민들이 정말 많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ICT 수용에 개방적인 젊은 영농후계자들을 중심으로 혁신 농법 차원의 애그리테크 활용이 절실하다.

셋째, 재배 조건에 따른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선진국인 오스트리아나 네덜란드에서는 평균적으로 비닐하우스 1개당 4~50개의 센서가 설치된다. 반면 한국 농가들은 비닐하우스당 5~10개에 그치는 형편이다. 그만큼 정밀하게 식물의 생장상태를 수집하고 처리하기에 어려운 것이다. 이런 실정을 감안해 경상북도에서는 시설채소 스마트폰 사업을 위해 2014년 20농가 500만원 지원 수준에서 2017년에는 40농가 800만원 지원 사업으로 규모를 확장하고 CCTV, 센서, 데이터베이스 등에 걸쳐 투자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성주참외농장 자동개폐시스템

대구경북연구원은 2016년 보고서에서 경상북도가 ‘지역스마트농업정보센터’ 설치를 통해 농가에서 발신되는 각종 작물 재배 정보 및 기후 정보들을 모아 지역 농업 생태계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CCTV, 경보장치, 센서 등이 장착된 초기 애그리테크 모델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정밀 농업과 처방 농업이 이루어지는 중장기 애그리테크 모델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가 농업 분야에서 농가들에게 좋은 조언자이자 교육자 역할을 지속해야만, 기술 기반의 농업이 가치를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