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현대차 양재사옥 전경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6일 서울 본사에서 2017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판매 108만9600대 ▲매출액 23조3660억원(자동차 17조8234억원, 금융 및 기타 5조5426억원) ▲영업이익 1조2508억원 ▲경상이익 1조7571억원 ▲당기순이익 1조4057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000억원대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긴 했지만 ‘중국 사드 보복 사태’ 등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어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판매, 인도·유럽 등 ‘선전’ 발목잡은 중국

현대차의 1분기 자동차 판매 실적은 108만96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현지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인도와 서유럽 등에서 상승세를 보인 반면 중국에서 지난해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도 판매는 12만1000대로 전년 대비 9.3%, 서유럽은 13만1000대로 9.3% 성장했다. 반면 중국(20만6000대)은 사드 보복 여파로 14.4% 하락하며 전체 판매를 끌어내렸다.

공장별로 보면 한국공장(38만대), 터키공장(5만6000대) 등이 지난해 동기 대비 5.0%, 9.2% 각각 감소한 판매를 보였다. 중국은 19만6000대로 14.4% 빠졌다. 반면 러시아(5만3000대, 29.7%↑), 브라질(4만1000대, 20.1%↑), 인도(16만대, 10.2%↑) 등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차급별 판매를 살펴보면 현대차의 매출 증가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가가 높은 중·대형차가 고객에게 인도된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RV의 판매 확대 현상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 실적 중 차급별 현황을 살펴보면 승용의 비중은 63.8%로 지난해보다 2.9%포인트 줄었고, RV 비중은 29.1%로 2.7%포인트 늘었다. 승용차 중에서도 대형차 판매가 작년보다 1.9%포인트 늘며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중대형 RV 판매 비중도 0.9%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은 오르고 영업이익은 떨어지고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23조3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조2508억원으로 6.8% 하락했다.

이 같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의무화된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20.5% 하락한 1조4057억원, 경상이익은 18.8% 빠진 1조75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0.6% 포인트 떨어진 5.4%를 기록했다. 현대차 측은 신차 양산을 위해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마케팅 관련 비용이 증가해 이익률이 다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각종 시장에서 리콜 비용으로 약 2000억원이 발생한 것도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 중 하나다.

영업부문 비용의 경우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5.0% 증가한 3조425억원을 나타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쏘나타 뉴 라이즈가 선전하고 그랜저의 신차효과가 계속된 영향으로 매출액이 4.5% 늘어난 23조3660억원을 기록했다. 중대형 이상 차급 및 SUV 판매 호조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 소형 SUV인 ‘코나’를 투입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품질 경쟁력으로 정면돌파”

현대차는 향후 자동차산업 전망과 관련해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 등으로 인하여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현대차는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감과 동시에 미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공고히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 국내외 주요시장에서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계획으로 성공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모멘텀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UV 차급에 대한 공급 확대로 판매 증대에 만전을 기하고 이러한 신차 및 믹스 개선 효과 등을 기반으로 수익성 제고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소형 SUV인 코나, 제네시스 브랜드 세번째 모델인 G70 등의 신차를 출시하여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차급에 신규 진출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정면돌파’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차 구자용 IR담당 상무는 컨퍼런스 콜 자리에서 “중국 시장의 경우 1~2월까지는 9% 수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외부적(사드 등) 요인으로 3월 판매가 크게 떨어졌다”면서도 “북경현대는 15년이상 사업을 이어온 합작회사로 각종 노하우를 쌓아왔다. (사드 사태에) 당장 판매 실적 만회를 위해 단기적 대응을 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게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언급했다.

구 상무는 “다행히 올해 중국시장 전용 신차 4개 및 첫 전기차 진출 소식 등이 예정돼 있다”며 “중국 현지 상황에 적합하 사회공헌 등도 체계적으로 확대하며 품질 관리에 힘 쏟아 지속적으로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러시아 등 시장의 향후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 현대차 IR 담당자는 “수요 하락세가 작년까지 지속됐으나 올해부터는 통화가치 회복 등으로 수요 부진이 개선될 것”이라며 “러시아도 유가 상승 등 소비 심리 개선으로 5년만에 산업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러시아는 크레타의 호조를 이어가고 신형 솔라리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는 한편 제니시스 모델도 성공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브라질 내에서는 크레타 공급 확대와 신형 SUV 투입 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치 대비 매출액이 높게 나왔는데, 그랜저와 SUV 등으로 인해 국내 공장 매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