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은?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고 합니다. 다만 불구경은 비인간적인 처사입니다. 너무 슬프고 끔찍하니 차치하고..싸움구경도 마찬가지지만 진짜 주먹을 나누는 피 튀기는 광경은 무시하자고요. 이건 어떻습니까? 싸움은 싸움인데 우리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혁명적이고 치열한 경쟁. 그러니까 ICT 기업들의 피 튀기지 않는 '혈투'

 

여기까지 오면 구글과 애플이 뇌리를 스칩니다. 봅시다. 구글은 포털을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을 시작,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세상을 덮으려는 제국주의자 분위기를 풍기며 애플은 하드웨어로 돈을 벌면서 소프트웨어로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해 나름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곳이죠.

사실 두 기업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본원적 정체성을 보면 거칠게 말해 구글은 소프트웨어 회사고, 애플은 아이폰으로 돈을 버니 하드웨어 회사거든요.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영역을 파괴하고 기어이 일상생활로 스며들고 맙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과 애플은 각자의 정체성을 뛰어넘어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자사의 생태계로 구축하려는 실험을 거듭했고, 이제는 그냥 종합 IT 기업으로 존재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당연히 두 거대 회사의 영역은 겹치거나 통섭되며 격렬한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 출처=픽사베이

김들풀, 김강석, 김철회가 지은 [ICT제국 대충돌-구글과 애플의 BM전쟁]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집니다. 책은 "구글과 애플, 이들의 모든 것은 곧 사람들의 관심사이며, 현 시대의 트렌드이고,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미래의 나침반이다"라며 왜?라는 질문을 더 던져요. 왜일까요?

첫 번째로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두 기업을 빼놓고 혁신을 말할 수 없고,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건 상식이 되었죠. 두 번째로는 우리 삶과 비즈니스에 직접적이면서도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들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과 제품으로 우리는 지배하는 제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생활밀착형의 위엄.

구글 데이드림, 구글 트립, 애플 증강현실 및 애플 맵 등의 비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은 각 사업의 비전을 재조명하며 충돌이 의미하는 인사이트를 확실하게 보여주거든요.

▲ 출처=호이테북스

구글 데이드림. 이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초연결 인프라까지 현재의 존재감을 충실하게 끌어가기 위한 전략과 일맥상통합니다. 수직계열화 전략이에요. 책은 이 대목에서 데이드림의 가치를 두고 개방성(호환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전합니다.

구글 트립은 어떨까요. 구글 트립이 다른 여행 정보 제공 앱과 구분되는 점은 바로 크라우드 소싱을 통한 정보 결합에 있습니다. 동선과 그 관정에서 창출되는 개인의 기호 및 빅데이터. 모든 것이 숨어있는 보물상자를 확실하게 가져가겠다는 구글의 의도가 묻어납니다. 에어비앤비가 실제 호텔을 건설하며 나름의 여행 아이템 사용자 경험을 가다듬는 배경과도 비슷합니다.

애플의 가상 및 증강현실 사랑은 익히 알려져있어요. 또 애플맵에 있어 드론의 가치에 책은 집중합니다. 현재 애플은 애플맵에 있어 드론을 운영하기 위해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Prime Air) 팀에 속해 있던 인물과 로봇공학, 데이터 수집 전문가를 다수 채용했으며, 관련 프로젝트는 시애틀(Seattle)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책은 이 부분을 따라가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생태계의 강화에 집중합니다.

기술의 발전. 이를 두고 벌어지는 구글과 애플의 전쟁. 이를 재조명하며 책은 말합니다. “꿈꾸고 추구하는 자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을 지배하는 ICT 거인들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벤치마킹해 이들의 어깨 위에 올라갈 때만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구글과 애플의 전쟁을 감상하며 속 편하게 싸움구경만 하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개입해야 해요. 단. 그들을 철저하게 이용하면서. 바로 여기에 인사이트가 있습니다. 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유심히 전장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