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인터넷 형상 그림, 출처=픽사베이

검침이나 시설 관리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잡으려는 이동통신사의 노력이 뜨겁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부터 주로 산업용 사물인터넷에 쓰이는 통신망인 ‘로라’(LoRa)를 서비스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산업용 사물인터넷에 특화된 협대역사물인터넷(NB-IoT)에 집중하고 있다.

로라와 NB-IoT는 끊임없이 비교되고 있다. 이는 둘 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에 특화됐지만 다른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인터넷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말한다. 가스누출이나 폭우에 따른 침수 수위를 관제실에 즉시 알려주는 원격 모니터링이 대표적이다.

기업 및 공공기관 자산 추적, 공기질 모니터링, 침입감지, 주차 통제·관리 등이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가트너는 2017년 전세계 사물인터넷 기기가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84억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는 2020년에는 204억대에 이른다는 관측이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손꼽히는 사물인터넷 관련 서비스에 이동통신 3사가 본격 경쟁을 하려하고 있다.

◇SKT “저렴한 요금제로 중소사업자 사업 비용 낮춰”

SKT는 지난해 6월 로라 전국망을 구축해 주력 IoT 서비스로 활용하고 있다. 로라는 비면허 대역이다. 비면허 대역이면 주파수를 경매 받지 않아도 돼 면허 대역을 사용하는 NB-IoT보다 저렴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KT 관계자는 “요금제가 저렴해 사물인터넷 시장에 진입하려는 중소사업자의 진입 비용을 낮춰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로라망과 LTE-M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망을 구축한 상태라고 전했다. 로라망은 가스원격검침, 추적장치 등 저용량 데이터가 필요한 기기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LTE-M은 로라보다 속도가 빠르며 고용량이 필요한 서비스를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부연했다. 로라와 NB-IoT 중 뭐가 더 확실하게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고 각각 망 특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KT는 "저렴한 칩셋과 모듈가로 인한 비용 우위는 저가요금제로 소비자에게 돌아가거나 절감된 비용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앞선 상용화를 통해 획득한 기간 동안 생태계 구축및 개발사 지원 서비스 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NB-IoT는 모듈외에 유심 등도 필요해 단말기 단가도 로라 대비 올라갈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 모델들이 KT의 NB-IoT를 활용한 삼성전자의 NB-IoT 모바일 단말인 ‘다용도 위치 트래커’를 이용해 아이의 위치를 확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출처=KT

◇KT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NB-IoT 상용화 서비스”

KT는 NB-IoT가 면허 대역을 이용하기 때문에 커버리지가 로라 대비 좋다고 설명한다. 면허 대역은 주파수를 구매해 서비스한다. 별도 주파수가 할당되기 때문에 간섭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지난 25일에는 국내 최초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NB-IoT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NB-IoT는 무선 통신 관련 국제 표준 제정을 위해 설립된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3GPP) 표준 기술이라 글로벌 사업자들이 제품을 만드는데 로라보다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사물인터넷 특화 통신망인 LTE-M도 함께 사용한다. LTE-M은 사진을 전송할 수 있어 저용량 서비스인 NB-IoT와 병행 사용할 방침이다.

KT는 NB-IoT는 위치추적이나 원격 검침 같은 껐다 켰다 하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저용량 서비스라며 “LTE-M 요금제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LGU+ “NB-IoT에 집중”

LG유플러스는 KT보다 좀 더 NB-IoT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NB-IoT는 LTE-M보다 발전된 단계이므로 NB-IoT가 준비되면 LTE-M을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며 “현재는 NB-IoT에 더 집중하고 이후 필요하면 LTE-M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드파티들이 상품을 개발했을 때 해외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 수출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3GPP 표준 기술인 NB-IoT 서비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로라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점점 NB-IoT 기술을 채택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형성돼 대량구매 등이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락한다. 그는 “NB-IoT은 면허 대역을 쓰기 때문에 보안에서 좀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말도 전했다.

로라와 NB-IoT 경쟁, 어떻게 진행 될까?

이동통신 업계는 로라의 서비스 시작이 빨라 시장을 선점했지만 NB-IoT가 경쟁에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로라는 지난해부터 전국에 서비스되고 있다.

KT는 지난 25일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NB-IoT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LGU+ 관계자는 "KT와 LGU+ 모두 4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상용화를 시작해 왔는데 이번에 KT가 서울·수도권 커버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이를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LGU+도 현재 서울·수도권 모두 커버 돼 있어 NB-IoT를 사용하는 관련서비스가 나오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U+는 KT 상용화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4일에 도시가스 관련해 삼천리와 손잡고 이르면 6월부터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도시가스 원격 관리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로라는 비면허 주파수를 이용하는 반면 NB-IoT는 면허 대역을 사용해 로라 대비 커버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NB-IoT가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3GPP) 표준 기술인 것도 유리한 점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비면허 대역은 돈을 내지 않아도 돼 그 주파수 대역에서는 뭐든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블루투스, 와이파이, 로라 등 서로 다른 사용자가 같은 대역을 이용하기 때문에 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면허 대역은 다른 사용자에 간섭을 많이 일으키면 안되기 때문에 전력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제한된 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커버리지가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라는 자기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아 요금제가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사업자가 돈 벌기 힘든 구조”라며 “무료와이파이 설치와 비슷한 이유다. 사업자가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이유는 거기서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요금제 가입자를 더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GPP에서 계속 표준화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NB-IoT는 그에 발맞춰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로라도 로라 얼라이언스에서 표준 규격을 작업하겠지만, 로라보다 NB-IoT가 시장을 선도하면 로라의 발전 속도가 NB-IoT보다 더뎌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정말 넓은 커버리지가 필요하면 NB-IoT가 유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런 상황이 아니면 장비 비용이나 시장 진입 비용을 고려했을때 중소기업이 더 원하는 서비스는 로라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로라망도 그렇고 NB-IoT도 수익성보다 사물인터넷 자체를 활발하게 만들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한 3GPP 표준이 아니더라도 로라 얼라이언스라는 글로벌 연합체가 이미 있기 때문에 글로벌화도 문제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