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라인업을 채우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어느덧 당당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친환경차 시대를 내다보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전략이 빛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스트셀링 모델 그랜저 역시 ‘하이브리드’를 입었다. 현대차는 최근 ‘2017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이 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초기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4일 만에 1600여대, 3주 만에 3000여대의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측이 세운 올해 판매목표가 1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대박’을 내고 있는 셈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그랜저를 넘어라

현대차의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특징은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해 연료 효율성을 16.2㎞/ℓ(17인치 기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구연비 기준으로는 17.3㎞/ℓ의 효율을 보여주는데, 이는 기존 HG 모델(16.0㎞/ℓ) 대비 8.1% 향상된 수치다.

▲ 현대차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실내 / 출처 = 현대자동차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차의 공차중량은 1675㎏로, HG(1680㎏)보다 가벼워졌다. 반면 핵심 부품인 고전압 배터리 용량은 1.43kWh에서 1.76kWh로 약 23% 개선됐다. 배터리 충·방전 효율도 약 2.6% 개선해 EV 모드 가동 범위를 늘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2.4 엔진에 모터를 조합한 파워트레인의 기본 틀을 유지했다.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엔진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기존 모델과 동일하고, 모터의 최고출력만 35kW에서 38kW로 늘렸다. EV모드에서 초기 가속 응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라디에이터 그릴 내부에 위치한 플랩을 조절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에어플랩’을 적용했다. / 출처 = 현대자동차

명실상부 ‘베스트셀링카’ 그랜저인 만큼 고객 혜택도 그대로 유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고객 선호 사양의 기본 적용 범위를 확대했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도 전 트림에서 선택 가능하게 했다. 기본 모델의 가격을 구모델 대비 26만원 인하하는 등 경제성도 챙겼다. ‘그랜저를 넘어야 한다’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절실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현대차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출처 = 현대자동차

섬세한 디자인, 그랜저를 바꾸다

디자인 변화도 눈에 띈다. 우선 하이브리드 전용 외장 칼라인 ‘하버 시티’를 추가해 차별화를 꾀했다. 인테리어에도 고급감이 느껴지는 소재를 대거 적용했다. 차량 측면부에는 ‘블루 드라이브(Blue Drive)’ 앰블럼을 별도로 부착했다.

특히 기존 2열 시트 후면에 위치했던 배터리를 트렁크 하단부로 옮기는 변화를 통해 공간 활용성을 대폭 높였다. 유럽 기준 트렁크 용량이 기존 410ℓ에서 426ℓ로 넓어졌다.

▲ 현대차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출처 = 현대자동차

EV 모드에서 정숙성을 더욱 강조하고, 엔진 구동 시 소음·진동을 잡는 데 더욱 노력했다는 점도 포인트다.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 고객층의 니즈를 반영해 맞춤형 전략을 짜온 것으로 보인다. 엔진 저회전 구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모터의 토크로 상쇄하는 ‘능동부밍제어’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디젤·가솔린차를 뛰어넘는 안락함을 승객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현대차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실내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고전압 배터리 평생보증 ▲하이브리드 전용부품 10년, 20만㎞ 보증 ▲중고차 최대 3년 62% 잔가보장 ▲차종교환 프로그램(30일 이내 불만족 시 차량 교환 / 1년 이내 사고 발생 시 신차 교환) 등 보장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고객들의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조용히 잘 달리는’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높은 연비와 합리적 가격이라는 무기를 들고 시장에 나왔다. 현대차가 추구한 ‘16.2의 경제학’은 친환경차뿐 아니라 기존 세단·SUV 고객도 끌어올 만큼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는 총평이다.

▲ 현대차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540만~3970만원이다(개소세 및 교육세 감면 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