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일하던 A 씨는 최근 회사를 명예퇴직하고 퇴직자금과 주택을 팔아서 강릉에 건물을 하나 매입했다. 건물은 3층으로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해 전망도 좋다. 1층 일부는 A 씨가 직접 원두커피 전문점을 하고 나머지 부분과 2층은 임대를 주고, 3층은 직접 거주하고 있다. 명퇴자금과 주택을 팔아서 건물 매입비용을 충당해 부채는 없다.

# 은퇴한 대기업 B 씨는 퇴직금과 강남의 개인 소유 집을 팔아 북촌에 빌라형 3층 건물을 구입했다. 북촌 지역을 눈여겨보던 B 씨는 최근 동네 건물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보고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했다. 대지면적 148㎡(45평)에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구성된 건물은 각 층에 2가구가 있다. 3층은 리모델링 후 B 씨가 사용할 계획이고 나머지 6가구는 임대를 할 예정이다. 평소 시세로 18억 하던 해당 건물이 최근 12억 급매로 나온 것을 확인한 B 씨는 기존 전세세입자는 모두 내보내고 도심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노후는 월 임대수입으로 생활하려고 계약을 마쳤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서 해당 세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 열기가 되살아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전쟁 직후 출산율이 급증한 베이비붐 시기(1955~1963년)에 태어난 이들은 현재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4월 18일 열린 한 언론사 부동산포럼에서 “현재 금리가 워낙 낮아 ‘부동산’ 이외 마땅한 투자처도 없고 현재 집을 팔아봤자 얻을 수 있는 자본소득이 적어졌다”며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노후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다 보니 50·60대들이 주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 차주 연령대 및 소득구간별 가계신용 증감. 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은퇴를 앞둔 세대들이 소득 감소에 대응해 부채를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정리)하는 과정이 발생하고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향후 10년 이내 대규모 은퇴를 앞두고 있어 가계 재무구조 전반에 변동이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중‧장년층의 부동산 자산의 매각이 점쳐졌지만 지난해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오히려 50대와 60대 이상의 부동산 구매는 더욱 증가했다.

 

◆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투자 ‘노다지’, 수익형 부동산

 

수익형 부동산은 매월 ‘월세’를 받는 부동산을 의미한다. 크게는 ‘주거용’과 ‘상업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주거용은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 생활주택, 원룸, 오피스텔 등이 있고 상업용은 근린상가와 단지 내 상가, 주상복합상가 등이 해당된다.

현재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은 매월 고정된 수입인 ‘월세’가 가장 큰 이점으로 손꼽힌다. 꾸준하게 매달 일정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노후대비용 투자 명목으로 부동산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동작구 인근 원룸 매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G부동산 중개업자는 “동작구 인근에는 1인 가구가 많아 이를 대상으로 하는 원룸들이 대다수”라며 “최근 오래된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후 세를 놓으려는 중장년층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또 “인근 토지만을 매입해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을 지어 세를 놓는 임차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익형 부동산은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점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눈길을 끈다. 다세대 주택이나 오피스텔 중 ‘1채’만 분양받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후 임대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W아파트 내 상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C 씨는 “최근에는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상가나 주택을 낙찰받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며 “타이밍을 보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보다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 원룸 등에 투자하려는 50,60대 층의 문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 부동산 투자 ‘올인’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머물 곳은 어디에

▲ 스프링카운티자이 투시도. 출처=GS건설

향후 10여년간 베이비붐 시기(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들의 대거 은퇴가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 세대들의 투자 트렌드 이외에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목표로 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10월 분양해 올해 3월 기점으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에 공급하던 총 1345가구 규모의 ‘스프링카운티자이’가 판매완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GS건설의 첫 ‘시니어주택사업’ 진출이다.

고령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전으로 시니어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다가오고 있는 추세에 맞춰 대형건설사의 책임시공 하에 1000가구 이상 대단위 시니어주택 조성 사례는 GS건설이 처음이다.

조상대 GS건설 스프링카운티자이 소장은 “기존 시니어주택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사업의 안정성과 편안한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가격적인 장점과 함께 동백 세브란스병원(가칭)의 공사 재개 소식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스프링카운티자이’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5층으로 전용면적 47~74㎡ 8개 동 규모로, 전 가구 모두 전용 74㎡ 이하의 중소형만으로 구성된다. 용인 에버라인 동백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주거생활을 위한 다양한 입주민 서비스가 마련된다.

피트니스 센터와 건강관리센터, 동호회실, 사우나, 스크린골프연습장 등을 마련해 단지 내 활동이 가능하며, 가사노동을 덜어주는 청소, 룸서비스, 세탁서비스 등 홈케어서비스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또 이 단지에서 입주민들은 하나의 적립식 ID카드로 단지 내 식당, 편의점, 카페, 베이커리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식당을 비롯한 부대시설은 GS건설 자회사에서 통합 관리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90만원대이며 관리비는 인근 지역 아파트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입주는 2019년 10월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원형, 도심형 시니어타운이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중‧장년층의 노후를 함께 하고 있다. 지하철 건대입구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더클래식500’은 최고급 시니어타운으로 꼽힌다. 40층, 50층짜리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건국대에서 운영하는 시니어타운으로 건국대병원과 연계해 입주민에게 종합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입주 보증금 9억2000만원에 월 생활비 400만원(부부 기준)으로 높은 가격에도 공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더클래식500 관계자는 “현재 공실은 없어 대기를 걸어놓아야 한다”며 “확답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입주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