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해, 2011년 약 58만8000명에서 2015년 약 71만7000명으로 진료인원이 늘어난 질환이 있다. 바로 팔꿈치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는 ‘상과염’이라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상과염 진료인원 및 총 진료비 현황을 살펴보면 5년간 진료인원은 연평균 5.1%, 진료비는 9.8%의 증가율을 보였다.

조금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상과염은 테니스 선수와 골프 선수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미로 테니스와 골프가 그렇게 많았던가?’ 혹은 ‘나는 그런 운동에 취미가 없으니 안심해도 되겠다’는 생각은 이름이 가져오는 큰 편견이다. 테니스와 골프를 하지 않더라도 팔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생길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상과염은 과도한 운동이나 직업적인 특성으로 팔꿈치에 붙어 있는 힘줄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 염증과 미세한 파열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팔꿈치 안쪽과 손목관절 굽힘근 등에 문제가 발생해 나타나는 내측 상과염, 팔꿈치 바깥쪽과 손목관절 폄근육 등에 문제가 발생해 나타나는 외측 상과염이다.

내측 상과염을 흔히 골프 엘보라고 부르며, 팔꿈치 안쪽으로 통증, 저림, 화끈거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손목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30%는 급성손상으로 나타나고 70% 정도는 점진적으로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테니스 엘보라 불리는 외측 상과염은 손목을 위로 젖힐 때 팔꿈치의 바깥쪽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으로 대부분 급성인 경우가 많다. 내측 상과염과 비슷한 증상이 팔꿈치 바깥쪽에 나타나고 경직된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팔에 힘이 빠지는 경우도 있어, 세수를 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팔의 사용이 많은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다양한 연령층에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30대까지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고 40대 이후부터는 여성의 진료인원이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이러한 통계의 원인을 추측해 본다면, 30대까지의 젊은 층은 무리한 운동이나 활동이, 40대 이후부터는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인한 팔과 팔꿈치의 무리한 사용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과염이 흔히 발생하는 직업군이 운동선수들 이외에도 팔을 쉼 없이 사용해야 하는 주부, 장시간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사무직, 직업상 팔과 팔꿈치를 많이 사용하는 요리사, 목수 등이란 것을 보아도 어느 정도 그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다.

처음 상과염이 발생했을 때는 통증의 정도와 증상이 심하지 않아 방치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세한 파열 및 손상이 있었음에도 충분한 휴식과 치료 없이 계속해서 팔과 팔꿈치를 무리하게 사용하면 치유과정 중에도 반복적인 손상이 발생해 정상적으로 치유되지 못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과염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그만큼 중요하다. 손상된 힘줄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근육 사용을 최소화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통증이 심한 경우 소염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고 물리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6개월 이상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가장 흔히 시술되고 있는 수술법은 관절경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작은 구멍을 통해 관절의 상태를 점검하는 동시에 치료를 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법으로 80% 이상의 만족할 만한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상과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틈틈이 스트레칭을 실시해주는 것이 좋다. 팔꿈치와 손목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은 예방과 함께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한 손을 손바닥이 하늘로 향하도록 들어 올린 후, 반대편 손으로 들어 올린 손의 손등이 몸 쪽을 향하도록 지긋이 눌러준다. 반대로 한 손을 손등이 하늘로 향하게 들어 올린 후, 반대쪽 손으로 들어 올린 손의 손바닥이 몸 쪽을 향하도록 지긋이 눌러준다. 부드러운 공을 손 안에 넣고 움켜쥐었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시 팔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갖고 있거나 팔에 무리를 주는 활동을 자주 한다면 큰 증상이 없더라도 상과염을 간과하지 말고 간단한 동작들로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