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준비금이 보통주자본으로 인정된 후 금융그룹 영업이익이 훌쩍 뛰었다. 신한·KB금융 등 금융지주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모두 급증했다.

주요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는 1조2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1%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8868억원(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을 기록했고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각각 1조9244억원(11.7% 증가), 8790억원(58% 증가)이다.

각 지주사들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 이자·수수료 이익 증대, 대손비용 절감 등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개정한 은행업 감독규정도 호실적의 큰 배경이 됐다. 

은행은 기업과 가계에 대출해준 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2중 완충장치를 갖춘다. 부실자산이 짧은 기간 급증해도 자본비율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우선 특정 대출의 부실가능성이 커질 때 번 돈의 일부를 대손충당금으로 쌓는다. 두번째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부실에 대비해 추가로 이익 일부를 대손준비금으로 모아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개정으로 보완자본의 대손준비금을 계산 항목에서 제외하고 보통주자본에 대손준비금을 인정했다. 대손준비금을 늘리면 추가적인 자본조달 없이 자본확충에 성공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은행들이 대출채권에 반영해 온 대손충당금 비중을 줄이고 보통주자본에 대손준비금을 반영하고 있는 이유다.

대손충당금은 대손비용 항목에 포함된다. 대손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영업이익은 증가하게 되는 것.

금융지주별 1분기 대손충담금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2060억원을 환입 받았다.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산출 방법이 변경되면서 2640억원을 환급 받았기 때문. 우리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올해 1분기 거의 쌓지 않았다. 전년 동기에는 5710억원이었다. KB금융은 2조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경우 대손충당금이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4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영향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며 "시중은행이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7000억원 중 80%를 출자전환하기로 한 만큼 올해 1분기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의) 대부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