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운동을 하는 15년동안 소비자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정책 당국자와는 단 한 차례 밖에 만나지 못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금융소비자 정책에 대한 인식 수준이 걱정되는 대목이다. 조 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금융소비자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애로사항을 말했다.

▲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가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양인정기자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학영 더불어 민주당 의원과 금융소비자네트워크가 공동 주최한 제8차 금융소비자포럼은 `소비자를 위한 금융환경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를 비롯한 학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조 대표는 "서민을 위한 금융정책이 사실상 부재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금융정책이 가진 자와 대기업 위주로 짜여 있어 서민이 소외되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에는 소비자 정책을 담당할 컨트롤 타워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며, 금융시장이 너무 경직되어 있어 서민을 위한 정책이 느슨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시장을 경쟁체계로 바꾸어 금융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금융기관은 시장에서 퇴출당하게 해야 한다며, 완전경쟁체계에서는 소비자도 더욱 신중하게 금융기관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소비자 권익증대를 위해 계약자가 주인인 상호보험회사를 설립하고 단체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각 정당 대선 주자들의 서민금융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에 나선 조윤미 금융소비자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각 정당의 대선 주자의 공약이 대체적으로 서민금융과 가계부채 해결에 대한 의지는 있으나 구체성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공약은 채무자보다 채권기관 건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정의당이 금융소비자 정책에 대해 가장 구체성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나선 각 시민단체 실무자들은 금융소외자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조인숙 민생연대 실장은 "파산과 개인회생 면책자들이 200만 명이나 된다면서 이들에 대한 금융정책이 전혀 없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천규승 미래정제교육네트워크 이사는 "금융소외자의 지원에 앞서 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환계획 없이 돈을 빌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

그는 "금융과 복지는 혼동해서는 안되며 패자부활전은 복지로 해결해야지 금융으로 해결하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경계했다. 천 이사는 새 정부가 금융소외자에 대해서 원스톱 시스템으로 금융과 복지를 적절하게 가미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