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외국계 서비스드오피스 업체는 이달 초 정식 개장식을 마친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입주를 제안받았다. 롯데월드타워 측은 이 업체에 다양한 인센티브까지 제시하며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 같으면 롯데월드타워 같은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주가 재임대 사업인 서비스드오피스 측에 먼저 입주하기를 요청하는 건 생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 위워크 을지로점의 모습. 출처=위워크

최근 오피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유 오피스나 서비스드오피스, 비즈니스센터 등 오피스 재임대 업체가 오피스 빌딩의 주요 임차인으로 지위가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송빌딩은 세계 최대의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의 국내 3호점이 입점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계 사모펀드(PEF)들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펀드가 소유하고 있던 일송빌딩의 매입자로 KTB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인수자금 1250억원을 유럽계 PEF 두 곳으로부터 조달해 3월말 매입을 완료했다.

KTB자산운용은 이에 앞서 지난 1월 일송빌딩 19층 중 12개층에 대해 위워크와 15년간 장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에 처음 진출한 위워크는 강남역 홍우빌딩에 첫 지점 개장을 시작으로 을지로 대신증권 사옥에 2호점을 냈다.

미국의 ‘위워크’로 대표되는 공유 오피스나 전통적인 비즈니스 센터는 오피스 공간을 통으로 임대한 뒤 공간을 분할해 재임대하는 사업모델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1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14%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빌딩 거래가 원활히 이뤄진 것은 ‘위워크’ 입주 소식이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큰 면적을 장기간 임대해서 운영하는 공유 오피스 업체의 존재로, 오피스빌당의 공실이 해소되고 안정성이 두터워졌다고 본 셈이다.  

한국의 공유오피스 업체인 ‘패스트파이브’ 박지웅 공동대표는 "앞으로 건설사가 중심이 돼 땅을 사서 건축 후 임대를 하는 업스트림 방식 개발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임차인으로 채울 것인가 같은 다운스트림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향후 부동산 자산운용사, 부동산 서비스업체들과 협업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파이브도 삼성동 ‘엔씨타워2(옛 경암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 ‘이지스자산운용’과 입주 계약을 위해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소유했던 엔씨타워2를 인수하기로 한 이지스자산운용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펀드 조성을 앞두고 공유 오피스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공동대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패스트파이브의 입주시 인테리어 비용 등을 부담하겠다고 하는 등 호의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말해 높아진 지위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 종로구 ‘종로타워’를 매입한 ‘‘알파인베스트먼트’에도 홍콩계 서비스드 오피스 업체인 ‘TEC’가 들어간다.

TEC 종로타워점은 오는 5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송인선 TEC 한국지사장은 “과거에는 건물주들이 비즈니스센터 등의 재임대 업체에 임대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소규모 업체들도 공유 오피스를 통해 프라임급 빌딩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