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역을 나오면 지난해 말 모습을 감췄던 일명 ‘떴다방’ 간이중개소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호객 중이다. 이들은 강동 지역의 분양 아파트, 지식산업 센터, 아파트형 오피스텔 등 다양한 부동산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강동구만은 ‘관망세’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예외인 듯하다.

▲ 고덕 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숲 아이파크.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지난 4월 18일 4932세대 대단지 재건축 ‘고덕 그라시움’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더욱 달아올랐다.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은 지난해 10월 분양 당시 일반분양 총 1621가구 모집에 3만6017가구가 몰려 평균 22.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해 브랜드 아파트 프리미엄까지 가져간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338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하반기 분양시장 ‘최대어’인 이 단지에 대한 시장 관심을 반영하듯 국토교통부는 강동구를 ‘강남 4구’로 지정해 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같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한다고 하는 결과를 낳았다.

인근 부동산업체들은 고덕 그라시움의 전매제한 해제와 더불어 곧 인근 재건축 단지의 분양이 본격화되면 이 지역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고덕지구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강남을 추월하고 거래량도 대폭 증가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둘째주(10~14일) 기준 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하면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3월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23.6% 증가한 377건으로 나타났다.

▲ 고덕 업무지구.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실제로 2019년 하반기 입주하는 고덕 그라시움 단지의 프리미엄은 층과 동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3000만원에서 최고 7000만원에 달한다. 또한 오는 5월 주공 7단지를 시작으로 7월과 9월 각각 분양을 앞둔 주공 3단지, 주공 5단지 등 올해만 최소 3곳 총 8594가구가 분양할 예정으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롯데건설이 주공7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이하 롯데캐슬 베네루체)’는 올해 첫 고덕 재건축단지 분양이다. 임대 포함 1859가구 중 867가구를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

인근 K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이들 재건축 아파트들 중에도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3단지가 4066세대 대단지로 입지도 좋기 때문에 고덕 그라시움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강동구가 지난 11.3 대책 이후 입주 전 전매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 목적이라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공 6단지도 지난 3월 관리처분총회를 마쳤다. 주공 4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숲 아이파크’는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3000만~5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지난 4월 19일 현대 엔지니어링이 강동구 암사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암사’의 1순위 청약에서 259가구 모집에 3172명이 접수, 평균 12.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59㎡의 경우 10가구 분양에 983명이 청약해 98.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 고덕 주공 9단지의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그러나 분양업계 관계자는 “암사 힐스테이트의 경우 3.3m²당 분양가는 84m²형 기준 1881만~2068만원으로 예상보다는 낮게 나왔지만 한강 조망이 되는 세대와 아닌 세대 간의 차이가 극명히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인근 중개업체 관계자는 “암사동과 강일동 등은 지하철 9호선과 업무지구의 영향을 받기 어려워 강동 지역 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지역”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