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도 지고 녹음도 짙어진 완연한 봄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좋은 날씨 속에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데 그러다 보니 다양한 형태의 부상으로 병원을 많이 찾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발목 인대 손상이 매우 흔한 편입니다. 필자의 병원에도 발목 통증으로 많은 사람이 내원하는데 다치자마자 오는 사람, 다른 치료를 받다 호전이 없어서 오는 사람,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가 호전이 없어 오는 사람 등 다양한 경우가 있습니다. 발목 인대 손상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도 많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후유증이 남기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치료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잘못 치료하기 쉬운 발목 및 주변 인대 손상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발목 관절은 다리 쪽의 경골과 비골이라는 두 뼈와 발쪽의 거골이라는 세 뼈의 정교한 결합으로 이루어지며 걷거나 달릴 때의 체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세 뼈를 견고하게 결합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구조물이 바로 인대입니다. 발목 양측의 복숭아뼈를 기준으로 외측과 내측에 여러 인대가 존재하는데, 다치는 형태나 정도에 따라 손상 부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헷갈려 하는 것이 인대와 힘줄의 차이인데,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시켜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힘줄은 근육을 뼈와 연결시켜 근육의 수축력을 뼈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인대는 체중의 몇 배를 지탱하는 강하고 질긴 결합조직입니다. 심한 염좌인 경우 인대가 늘어났다고 말하는데 이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며 해부학적으로 인대는 늘어나지 않습니다. 체중보다 큰 힘을 지탱하기 때문에 질기고 단단해 더 큰 외력이 작용할 때 찢어지는 구조입니다.

발목 인대 손상의 진단은 어렵지 않습니다. 외상의 병력이 확실하고 통증이나 압통이 특징인 경우 단순 방사선 검사상 골절만 감별되면 진단이 가능합니다. 물론 임상증상으로 인대 손상을 의심하는 것이지 실제 확인은 초음파나 MRI 등의 영상 검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대가 손상되든 단순한 부종이든 초기 치료는 보존적 치료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추후 만성 통증이나 불안정성이 발생하면 수술 치료를 위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영상검사가 필요합니다.

인대 손상의 정도에 따라 가벼운 부종, 부분 파열, 완전 파열 등으로 분류할 수 있고 부종만 있는 경우 합병증은 거의 없으며 휴식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좀 더 심하게 다친 경우 인대가 파열되는데 부분 파열이든 완전 파열이든 초기 치료는 같습니다. 인대가 파열되면 같이 주행하는 혈관도 손상되어 멍이 들고 부종, 압통도 심해 보행이 불편하게 됩니다. 인대 손상의 경우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골절과 마찬가지로 손상된 인대가 원래 위치로 회복되는 것입니다. 벌어진 인대가 제 위치에 갈 수 있도록 빨리 부종을 빼고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체중부하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상 초기 부종을 줄이기 위해 소염제를 복용하고 차가운 찜질,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리고 휴식을 취합니다. 발목에 부하를 줄이고 안정을 위해서는 보호대와 목발이 도움이 됩니다. 초기 손상의 정도가 경미할수록 증상 호전은 빠르고, 재발성 손상이나 심한 손상일수록 호전은 더딥니다. 손상의 정도나 개인에 따라서 호전 속도가 차이나기 때문에 얼마나 발목을 고정해야 하는지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급성 통증 및 부종이 사라질 때까지는 일반적으로 안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성기가 지나서 통증 및 부종이 호전되면 물리치료 및 스트레칭으로 재활 치료를 시행합니다. 2~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 및 안정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등이 발생하면 만성 통증이나 불안정성에 대한 검사를 계획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발목 인대 손상은 예후가 좋습니다.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상 초기 인대를 안정시키는 것인데, 사혈이나 침 등으로 수상 부위의 염증을 조장하거나 안정하지 않는 경우 합병증 확률이 높아지므로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